이용시간 제한 등 대안도 없어 한숨만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카페에서 공부하는 이른바 '카공족'들로 대형커피전문점들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이들은 매장 매출을 일으키는 주요 고객 중 한 부류지만, 이들이 장시간동안 매장을 차지하면서 회전률은 둔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포화와 저가커피 공세 등으로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이용시간 제한 등의 대안을 내놓을 수 도 없어 한숨만 짓고 있다.
22일 서울 시내 한 대형커피전문점에서는 대학생 5~6명이 커피점 내 가장 넓은 테이블을 차지하고 그룹 과제를 하고 있었다. 이 커피점에는 단체 좌석뿐만 아니라 1인 좌석 곳곳에서도 토익책이나 신문을 꺼내놓고 공부하는 이들이 속속 보였다.
해외 유학 준비 중인 서모(27)씨는 "일주일에 두 번씩 어학원에 다녀온 뒤에는 복습하기 위해 스타벅스를 찾는다"면서 "학원가에 있는 커피점에는 비슷한 목적을 가진 이들이 많은데 주변 시선을 의식하게 되기 때문에 공부가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36)씨는 "일부 대형커피전문점에서도 테이크아웃시 1000원 할인 등을 해주곤 있지만, 대형커피점의 커피가격에는 공간에 대한 값까지 포함됐다고 느껴 더욱 오래 머물게 된다"고 말했다. 4000~5000원짜리 커피가 무조건 '비싸다'고 여겼던 예전과 달리, 1500원짜리 커피와는 다른 가치가 이 가격에 들어있다고 여기고 체류시간으로 보상받으려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매장 회전률이 곧 매출을 의미하는 커피전문점 가맹점주들은 속이 탄다. '공간'을 중시하는 카페베네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1101억원으로 2014년 1290억원에서 14.6% 감소했으며 24시간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탐앤탐스는 최근 매장 증감률이 정체에 놓였다. 신규 개점과 폐점률이 비슷한 속도로 맞춰지면서 매장이 466개 수준에서 좀체 늘지 않고 있는 것. 직영 54개, 가맹 412개 매장이지만 가맹비율이 이전만큼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한 관계자는 "본사에서는 이들 카공족이 고객 충성도 측면에서 중요고객이라고 강조하면서 1인 좌석을 늘리는 등의 전략까지 취하고 있지만, 간혹 카공족들로 자리가 없어 되돌아가는 고객들을 보는 가맹점주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곤 한다"고 귀띔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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