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연례행사'였던 햄버거, KFC는 18년만에 '가격인하' 파격실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아무리 커피시장이 중저가와 프리미엄으로 양분화돼있기는 하지만 대형커피점들은 꾸준히 저가커피들과 가격비교를 당하고 있다. 가뜩이나 저가커피점에 비해 비싼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여기서 가격을 더 올리면 소비자들 인식이 더 안좋아질 것 같다."
대형커피전문업체 한 관계자는 "올해는 아직까지 커피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4000~5000원대 고가커피 논란에도 '자릿세'를 이유로 매년 가격 인상 을 해왔던 대형커피점들이 올해는 가격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해에도 가격인상은 이어졌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해 5월 커피류 등 일부제품 가격을 평균 3.2% 인상했다. 이에 엔제리너스 대표 품목인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 는 기존 3900원에서 4100원으로 인상됐다. 해당업체들은 '물가인상에 따른 불가피함'을 토로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비슷한 시기, 1000~1500원짜리 저가커피들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밥값보다 비싼 커피'에 등 돌린 소비자들이 저가커피를 찾기 시작한 것. 저가커피 시대를 연 빽다방은 2014년 가맹점이 24개에서 지난해 412개로 1616.6% 급증했다. 반면 대형커피전문점들의 매장 수는 감소세다. 한때 1000개 매장을 돌파했던 카페베네는 지난해 914개로 감소했으며 커피빈은 2013년 224개에서 2014년 225개, 지난해 234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외식업계에서 '가격'이 워낙 민감하다보니 햄버거 업계에서는 올해 '가격인하'라는 파격시도를 한 곳도 나왔다.
국내 대표 패스트푸드점인 KFC는 올 7월1일부터 제품판매가를 최대 17.9% 인하했다. KFC관계자는 "18년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내렸다"면서 "경기불황에 소비자들에게 가격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FC의 대표메뉴인 오리지널 치킨은 기존 2300원에서 2000원으로 13.0% 내렸으며, 점보치킨버켓은 1만9800원에서 1만7500원으로 11.6% 인하됐다. 특히 가격인하 폭이 가장 큰 제품은 징거버거세트로, 기존 6700원에서 5500원으로 1200원 내려 17.9% 인하됐다.
이같은 가격인하 소식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특히 올초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타패스트푸드업체들이 연달아 가격을 인상한 바 있어, 소비자들은 이번 KFC의 가격인하 소식을 더욱 반겼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장기불황에 외식업계 최대 이슈는 '가격'"이라면서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외식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마저 더 인상한다면 반감만 더 살 수 있어 인건비 상승 등의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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