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제품 대중 수출 비중 30%에서 16%로 주저 앉아
우리나라, 인도네시아ㆍ베트남 위주 수출 공략·고도화 설비 늘려야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중국의 석유제품 정제 능력은 지난 10년 새 두배 성장했다. 투자 중심이었던 중국 경제발전 기조로 인해 정제설비가 대폭 늘어났다. 일일 생산량은 2005년 716만5000배럴에서 2014년 1409만8000배럴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정제설비는 259만8000배럴에서 288만7000배럴로 11%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중국의 수출 여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정제설비에서 자국 내 수요를 뺀 초과공급량은 2015년 24만2000배럴에서 2014년 304만2000배럴까지 늘어났다. 중국은 생산 능력 확대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CNPC) 경제기술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초과공급량은 384만 배럴로 예상된다.
이 중 경유가 차지하는 비중 11%(452만배럴) 정도다. 중국이 이 초과공급량은 싼 값에 역내 국가들로 밀어내기 하면서 경유 마진도 하락했다. 아시아 역내 정유사 경유 마진은 지난해 배럴당 16달러에서 올해 1월 10달러 내외까지 추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자회사인 BMI리서치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아시아 경유 연로 가격은 유럽과 북미 수준을 밑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한국 석유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석유제품 공급이 부족한 유럽ㆍ호주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을 위주로 수출을 공략하고, 선진국 수준으로 고도화(원유를 1차 가공한 후 남은 고유황 벙커C유를 원료로 재가공해 휘발유ㆍ경유 등을 생산) 설비를 갖추는 것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미국 오일앤가스저널데이터베이스(2015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도화율은 24.4%로 나타났다. 미국은 56.6%로 우리나라의 2배 이상이다. 이탈리아(47.9%), 캐나다(45.2%), 독일(43.6%), 영국(39.5%)도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철강, 전자, 반도체, 자동차 분야가 중국발 저가제품 피해로 신음하고 있는데 더 이상 정유 시장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중국산 기름이 들어온 이후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우리나라 정유사들은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중국과 치열하게 싸워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올해 하반기 중국에서 비롯된 단기호재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유사들은 내년부터 휘발유ㆍ경유의 황 함류량을 10ppm으로 줄이기 위해 올해 하반기 대대적인 정비보수에 들어가게 된다. 그 동안 역내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어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상승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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