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운동선수로서 우리나라를 대표에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것은 매우 명예롭고 먼 훗날 자손들까지 자랑스럽게 여길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그리도 아쉬워하고 심지어는 마치 죄인처럼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구기도 한다. 동메달을 따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배한 직후 승리한 선수에게 밝게 웃으며 축하를 해주는 외국선수들의 모습과 크게 대비된다. 왜 우리 선수들은 은메달을 따고도 기쁨이 아닌 통한의 눈물을 흘릴까? 그러한 이유와 배경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경쟁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1등만 인정해주는 우리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는 의견으로 좁혀진다. 대학입시와 취업 경쟁에서 단 1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고 그나마 그 기회조차도 단 한번 뿐인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2등은 곧 패배와 다를 바 없다는 의식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역시 여자 유도에서 우리나라에서 첫 메달인 은메달을 안겨주고도 금메달을 놓쳐서 통한의 눈물을 흘리던 정보경 선수 모습을 보며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정보경 선수를 이기고 금메달을 딴 아르헨티나 선수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고 본인의 전공인 의대로 돌아가 스포츠의학 공부에 전념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운동 이외에는 장래 직업에 대한 대책이 없는 대다수 우리 선수들을 안타까워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전종목에서 예선탈락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일찌감치 귀국한 우리의 수영 천재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개인통산 23개의 금메달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긴 마이클 펠프스가 은퇴 후, 익사 사고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칠 계획이라는 말을 듣고 수영 영웅에게 수영을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미국의 어린이를 부러워하는 우리 부모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이기광 국민대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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