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그 나라의 경제발전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일이고, 우린나라의 급격한 노령화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정도이니 말입니다. 거기에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에 근거한 급하고 복잡한 산업구조변동까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몇몇 산업에서 패권의 이동이 일어날 것이고, 여기서 경쟁력을 잃으면 대규모 실업과 빈부격차의 파도까지 견뎌내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그런데, 세계 산업의 패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런 기업들만큼 빠르게 성장하면서 큰 수익성도 확보하고 있는 전혀 다른 종류의 기업들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이런 기업들을 글로벌챌린저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자국시장에서의 빠른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기업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잘 알려진 화웨이나 타타, 그리고 샤오미와 같은 회사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은 생각보다 매우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인도의 선(Sun)제약은 10년 동안 매출이 약 15배나 성장하면서 매출 5조에 이르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고, 그 과정에서 방글라데시, 네덜란드, 미국의 동종기업들을 인수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중국과 인도출신 기업들이 많기는 하지만, 필리핀이나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페루, 터키 등에서 탄생한 기업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 기업들의 성장속도와 수익성은 구글이나 아마존이 부러워할 정도입니다.
한국의 구글,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담대한 꿈도 버릴 이유가 없지만, 우리가 올라탈 기회는 다른 곳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우울한 전망을 멈추고 눈을 들어 기회를 찾아볼 일입니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