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예고…17세기 대방광불화엄경소 등 총 2천 518판"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전라남도는 문화재청이 순천 송광사 소장본 ‘대방광불화엄경소 목판(大方廣佛華嚴經疏木板)’등 사찰 목판 6건(총 2천 518판)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순천 송광사 소장본 ‘대방광불화엄경소 목판(大方廣佛華嚴經疏木板)’은 현재 2천 347판이 보존돼 있다.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현전 불서 목판 가운데 가장 방대한 자료다. 승려인 벽암 각성(碧巖 覺性·1575~1660) 등이 중심이 돼 1년 4개월간 전문 인력 50여 명을 동원해 만든 것으로, 간행 시기와 목판 수량 등에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대방광불화엄경소’는 중국 당나라 징관(澄觀)이 해석한 ‘대방광불화엄경’80권본을 송나라 정원(淨源·1011∼1088)이 다시 알기 쉽게 풀이한 120권본이다. 고려 때 2천 900여 장의 판본이 국내에 수입돼 유통됐고, 조선시대 세종 연간에 왕실이 중심이 돼 판각한 이래 황해도 귀진사(1557~1564), 경기도 용복사(1629~1631), 순천 송광사(1634~1635)에서 전질을 간행했다. 귀진사와 용복사 간본은 목판이 남아 있지 않고 책자도 일부분만 전해지고 있다.
순천 송광사 소장본 ‘인천안목 목판(人天眼目木板)’은 전체 42판이 완전하게 전해지고 있다. ‘인천안목’은 남송(南宋)의 승려 청안 지소(靑眼智昭)가 펴낸 책으로 당시 중국 선종의 5가(五家)인 임제종(臨濟宗), 위앙종(?仰宗), 조동종(曹洞宗), 운문종(雲門宗), 법안종(法眼宗)의 핵심적 내용을 알리기 위한 가르침을 수록했다. 1357년 고려 수경선사본이 간행됐고, 이후 1395년 양주 회암사본, 1529년 순천 송광사본, 1530년 진산 서대사본 등이 판각됐으나, 모본이 되는 목판이 전해지는 것은 이 목판이 유일하다.
순천 송광사 소장본 ‘종경촬요 목판(宗鏡撮要木板)’은 모두 17판으로 구성됐다. ‘종경촬요’는 북송의 승려 영명연수(永明延壽)가 편찬한 ‘종경록(宗鏡錄)’의 요점을 간추려 엮은 책으로, 1213년 수선사(修禪社?현재의 송광사)에서 진각국사 혜심(慧諶)이 주관해 재간행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현재 전해지는 목판은 없다. 송광사 소장본 ‘종경촬요 목판(宗鏡撮要木板)’은 1531년 조계산 은적암에서 다시 만든 것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는 유일판이다.
순천 송광사 소장본 ‘청량답순종심요법문 목판(淸凉答順宗心要法門木板)’은 당 징관(澄觀)이 당 순종(順宗)의 물음에 따라 법문에 이르는 긴요한 진리를 간명하게 설법한 ‘청량답순종심요법문’을 2매의 목판에 새긴 것이다. 비록 수량은 적으나, 1531년 송광사에서 간행된 이후 계속 송광사에 완전하게 전해지고 있는 목판으로서 중요한 자료다.
순천 송광사 소장본 ‘천지명양수륙잡문 목판(天地冥陽水陸雜文木板)’은 수륙재(水陸齋)에 관한 불교의식집인 ‘천지명양수륙잡문’144장을 총 38매의 목판에 새긴 것이다. 일부 닳아서 없어진 글자가 있지만 목판의 간행기록(1531년·중종 26)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 시대에 간행된 ‘천지명양수륙잡문’의 현존 판본 중 가장 오래된 것이며 완전하게 전해지고 있어 가치가 크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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