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5년만에 14개 식당 열어 청년사업가 키우는 김윤규 대표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청년장사꾼이요? 우리 회사 이름이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말이기도 하죠.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청년' '장사꾼'을 치면 갖가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젊은 창업가들이 하도 많아 청년장사꾼이라는 소개말이 넘쳐나는 거죠. 어찌 됐든 남들보다 조금 빨리 창업을 선택한 모든 이들의 고민은 비슷할 겁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 또 그런 목표를 지닌 청년들을 도우면서 열정이 담긴 가게들을 늘려나가는 게 저와 동료들의 꿈이기도 합니다."
김 대표는 4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1가 본사 사무실에서 가진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청년장사꾼으로 시작한 첫 사업을 접어야 한 아픈 기억부터 꺼냈다. 그는 "2012년 10월 부모님 몰래 원룸 전세보증금 5000만원을 빼 작은 규모의 커피숍을 열었다"면서 "이태원 이슬람사원 맞은편에 차렸는데 창업 몇 달 만에 보증금을 다 까먹었다"고 털어놨다.
그 후 지인과 동업으로 종로구 내자동 24번지에 '열정감자'라는 감자튀김집을 시작했지만 이번엔 전문 특허사냥꾼의 표적이 돼 상호 사용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두 번의 난관에 크게 실망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또 도전했다. 그의 용기에 보답이라도 하듯 청년장사꾼 매장은 경복궁 감자집을 시작으로 마포ㆍ공덕ㆍ용산 경리단길까지 순조롭게 뻗어나갔다.
이만하면 대박신화라 부를 법도 하지만 김 대표의 속내는 다르다. 그는 "청년장사꾼 직원 절반 이상은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생존을 위해 외식업에 뛰어든 젊은이들"이라면서 "이렇게 열정 있고 성실한 청년들이 더 대우받고 인정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들과 함께 쏟은 땀과 눈물이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청년장사꾼은 평균연령 26세인 청년들이 모여 독특한 조직문화를 일궈가고 있다. 직원 대다수가 정직원인데 입사와 동시에 손실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월차 휴가제도, 지방 출신을 위한 숙소, 실전창업을 돕는 재무ㆍ회계ㆍ부동산ㆍ인테리어 교육프로그램 등도 운영한다. 다양한 복지문화는 이들을 언젠가는 창업을 할 사업파트너라고 여기는 김 대표의 운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회사는 이같이 굳게 다져진 조직력을 바탕으로 지역과 사업을 연계한 '문화 프로젝트'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4년 11월 원효로1가 인쇄소 골목에 매장 6개를 동시 개장한 '열정도(島)'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또한 이태원 계단장, 열정도 공장 등 3500여개팀이 판매자로 참여한 장터를 마련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는 미국 '유타 컵밥(CupBop)'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진출 준비에 한창이다.
김 대표는 경영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홍익대 전기전자공학부를 9년 반 만에 졸업했지만 전공과 무관한 사업에 뛰어들면서 기본기를 배우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는 "준비되지 않은 창업이 많은 현실이 안타깝지만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청년들도 많다는 데 희망을 느낀다"면서 "제도적 장벽과 법률분쟁 등 사업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은 열정과 성실에서 나오는 확고한 소신"이라고 힘줘 말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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