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71. IoT 쓰레기통 '클린큐브'의 이큐브랩 권순범 대표
신촌서 술먹다 사업아이디어 떠올려
한국 200개, 해외 2000개 설치 앞둬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이큐브랩'은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넘치는 쓰레기를 자동으로 압축해주는 사물인터넷(IoT) 쓰레기통 '클린큐브'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태양광 에너지로 돌아가는 모터가 쓰레기를 압축해 기존 쓰레기통 용량의 6~8배까지 쓰레기가 들어간다. 여기에 IoT센서를 부착해 쓰레기 용량, 수거시점, 경로 등을 알려주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쓰레기통이 한 번 넘치자 사람들은 마음 편하게 쓰레기통 주변에까지 쓰레기를 던져 놓았다. 그 때 발로 밟듯이 한 번 씩 눌러만 줘도 될 것 같다는 생각과, 쓰레기통이 길 위에 있으니까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쓰레기통이 '클린큐브'다. 태양광으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쓰레기가 차면 압축기가 작동을 해서 물리적으로 압축을 해준다. 또한 쓰레기가 얼마나 찼는지 센서를 통해서 관리자들에게 통신으로 알려준다.
권 대표는 "우리 제품의 특성상 정부, 지자체로 들어가야 하는데 새로운 제품이라 분류코드도 없고 조달제품으로 들어가기까지 초기 준비 과정이 험난했다"면서 "그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서 해외서 오히려 더 빨리 성장했고 특히 남미에 많이 공급돼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콜롬비아, 영국, 네덜란드,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20개 나라에서 현지 영업 파트너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3월 미국에 법인을 세웠고, 중ㆍ장기적으로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 대표는 "전세계서 딱 하나 유일한 경쟁사가 미국에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이 업체를 피해서 좀 다녔는데 이제 자신감을 가지고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과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업이 기술적으로 많이 힘든 것은 아니지만 쓰레기 산업이 기술적으로 소외된 시장인데다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업계 특성상 진입장벽이 좀 있다"면서 "최근에는 사물인터넷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단계 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큐브랩의 매출은 2013년 1000만원, 2014년 3000만원, 2015년 8억원, 올해는 수주액을 총 합쳐서 7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권 대표는 "그간 쓰레기 수거 관점에서 비효율이 많았다"면서 "쓰레기 차량이 돌아다니는 것만 빼고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쓰레기 수거 방식이 똑같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 수거에만 연간 1000조원의 비용이 든다. 이 중 1%만 효율이 좋아져도 연간 7조원의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는 "향후에는 생활쓰레기 뿐 아니라 상업쓰레기, 산업폐기물 등에서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해외에는 쓰레기를 전문적으로 수거하는 매출 수십조원의 대기업들이 많은데 그들이 꼭 써야 하는 솔루션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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