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미국이 중국산 철강제품에 최고 500%대 '관세(關稅) 폭탄'을 부과하는 등 자국 내 보호 무역주의 움직임이 높아지면서 국내 철강업계도 피해가 우려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위원회(ITC)는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된 냉연강판이 적정한 가격 이하에 판매돼 미국 철강업계에 피해를 줬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 상무부의 권고대로 중국산 냉연강판에 500% 이상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ITC는 중국 업체에 대해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았다고 판정, 반덤핑 관세와 함께 상계관세도 부과할 전망이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이 특정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수입국 기업이 피해를 본 사실이 인정되면 이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ITC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며, 그 사이에 끼여있는 한국 철강업계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한국산 냉연강판에 업체별로 2.17~6.89%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반덤핑 관세율에 대한 최종 결정은 조만간 내려진다.
국내 철강업체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 철강업체를 겨냥해 강도 높은 반덤핑 제재를 가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 업체들이 한국으로 물량 밀어내기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 철강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에 이어 한국의 철강 회사들에도 보호무역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 미국 수출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각 업체별로 관련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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