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은 국내 지카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1명의 정액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RT-PCR)와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통해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를 분리했다.
환자의 정액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는 양성 판정이 나오고 7일 후에 이뤄졌다.
연구팀은 지카 감염자의 정액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성접촉을 통해 지카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PCR 검사로 유전자 조각이나 항원이 검출되더라도 바이러스가 죽어 있다면 전파의 위험성은 없다.
지금까지 성접촉에 의한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9개 국가에서 보고됐다. 모두 건강한 사람이 감염지역 여행력이 있는 환자와 성접촉을 한 뒤 감염된 경우다. 미국에서만 8건이 보고됐는데 1건은 동성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다.
오명돈 교수는 "지카 유행지역에 여행을 다녀온 남성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남성이 임신한 부인과 성관계를 할 경우 태아에게 지카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국내에서도 (지카바이러스에 의한) 소두증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국내 지카바이러스 확진자는 모두 5명으로 이 가운데 남성은 4명이다. 유일한 여성(26)은 업무차 필리핀에서 머물다 지난달 1일 귀국한 뒤 10일 양성 판정을 받은4번째 확진자다. 남성의 경우 20~43세로 모두 젊은층이다.
한편 오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7월호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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