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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싫다…'관계 권태기' 관태기 앓는 청춘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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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청춘들이 늘고있다. 그림=오성수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청춘들이 늘고있다. 그림=오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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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중인 안태균(26)씨는 군 제대후 '자발적 아싸'(자발적 아웃사이더·기성의 틀을 벗어나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사람)가 됐다. 신입생이나 모르는 후배들을 새로 사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안씨는 "어차피 계속 친하게 지낼 것도 아닌데 시간쓰고 돈쓰고 할 바엔 혼자가 편하다. 정말 친한친구 몇 명만 있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대인관계에 미련을 두지않는 청년들이 늘고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끼는 20대의 모습을 비유한 '관태기(관계와 권태기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인간관계도 '양'보다는 '질'=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대 남녀 6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대 4명 중 1명(25%)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학 고학년과 직장인이 관태기에 더 공감했고,'처음 만났거나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한 적 있다'는 응답이 50.1%, '대화가 끊겼을 때 불안감 마저 느낀다'는 응답이 41.7%로 높게 나타났다.

직장생활 3년차 오선영(28)씨는 소모적인 인간관계는 피하고 친한사람 몇명만 만난다. 오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대학시절과 달리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것보다 진짜 보고싶은 사람만 찾게된다"며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싫어도 좋은척하면서 지낼 때가 많은데 사적인 시간까지 그런 감정소모를 하고싶지 않아서 점점 그렇게됐다"고 토로했다.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 대학생들.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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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게 뭐 어때서=자발적 아싸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예전엔 혼놀족(혼자노는사람들)에 대해 동정어린 시선이 따라다녔지만 이젠 제법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취업준비생 이모(28)씨는 대학교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고, 카페에서 혼자 공부를 한다. 가끔 스트레스를 풀러 동전 노래방으로 가기도 한다. 이씨는 "예전엔 혼자 밥먹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시선을 느꼈지만 요즘엔 하도 많아서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신촌·대학로 등 대학가에는 혼밥족들을 위한 식당이 늘고 있는 추세다. 혼밥족을 위한 테이블이 따로 있거나 칸막이가 쳐져있는 경우도 있다. 혼놀족을 위한 코인노래방, 무인노래방도 많이 생겨났다.

자취경력 2년차 대학생 김모(23)씨는 혼자 생활하는 게 일상이 됐다. 김씨는 대학 입학 후 3~4개월은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점심부터 술자리까지 하루내내 붙어 있었다.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싸우는 일도 잦아졌다. 김씨는 "인간관계 자체에 대한 실망스러움이 커졌고 어느새부턴가 친구들을 피해 혼자 다니게 됐다. 외로울 때도 있지만, 불필요한 감정소모하는 것보다 이게 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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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인간관계가 더 편해=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운영되는 각 대학교 대나무숲(익명커뮤니티)엔 하루에도 연애,학업,진로에 대한 고민상담이 수 백건씩 올라온다.

대나무숲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를 패러디한 것으로 글쓴이의 익명성을 철저히 보장해준다. 해당 대학교 학생들의 공간으로 '대숲지기'라고 불리는 관리자에 의해 관리된다.

SNS상에서 익명으로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대학생들.

SNS상에서 익명으로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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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들에겐 온라인상으로 조언을 듣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익숙하다. 익명으로 사연을 올리면 학우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공감하며 위로를 건넨다. 친한 친구들에게나 할 법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담은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온라인상 익명으로 올린다는 점 때문에 평소 지인들에게 할 수 없었던 고민상담을 할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20대들은 온라인 소통에 익숙하다"며 "오프라인 관계에서 여러사람을 만나는 것이 부담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또 집단을 중시했던 과거세대와 달리 원치않는 일을 하거나 남에게 방해받는 것을 싫어한다. 관계적으로 독립성이 강해진 것"이라며 "하지만 온라인에만 익숙해지면 오프라인 관계에서 사회성이나 협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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