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전임 사장이 제시했던 '2020년 매출 40조 목표'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남상태 전 사장은 2010년 당시 창립기념일을 앞두고 전사 임직원들에 편지를 보내 2020년까지 매출 40조원, 영업이익률 10%로 세계 최고 종합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 사장은 이를 위해 조선·해양 뿐 아니라 풍력발전, 육상플랜트,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현지 인재 채용, 글로벌 아웃소싱 등을 통해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4조여원의 혈세가 투입되고도 정상화의 길을 걷지 못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 또한 과거의 회계를 다시 고치고 공시숫자까지 틀리며 투명경영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과거 대우조선은 2013년에 4409억원, 2014년에 471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그러다 누락됐던 비용과 손실 충당금 등을 반영하자 2013년과 2014년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누적 매출액은 15조71억원, 영업손실은 2조9372억원, 당기순손실은 3조367억원을 기록했다.
고재호 전 사장은 회사의 대규모 해양플랜트 적자와 부실 회계의 책임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퇴직금을 포함해 20여억원을 받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남상태 전 사장과 고 전 사장은 안진회계법인과 함께 대우조선 소액주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우조선이 왜 이렇게 많은 적자가 발생한 것인지, 분식회계로 속인 것이지 등에 대해 전부 다 수사를 해봐야 한다"며 "대기업이라서 불법 행위의 책임을 면해주고, 국가기간산업이란 이유만으로 살려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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