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스타트업 라라무브, 창업 3년 만에 배송 기사 3만명
음식에서부터 생화, 애완동물, 건축 자재 등 다양한 물품 배달
중국서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텅쉰) 대기업의 시장 독식 지적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화권 특유의 '만만디(慢慢的)'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분야가 있다. 공유경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운송 서비스다. 중국에서 촉발한 '더 빠르고 편리하게' 경쟁은 인접국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라라무브는 창업 3년이 채 안 된 스타트 업인데 이미 방콕, 대만, 싱가포르와 중국 11개 도시에 3만명의 배송 기사를 확보했다. 라라무브는 공유경제 기반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생화에서 애완동물, 건축 자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품을 고객에게 배달한다.
블레이크 라슨 라라무브 글로벌 부문 대표는 "당장의 목표는 하루 빨리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최대한 선점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홍콩에는 2013년 설립된 로컬 기업 고고반을 비롯해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와 중국 최대 택배 기업 순펑(順豊)이 온디맨드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는 속도에 맞춰 배달 문화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음식 배달 서비스인데, 텅쉰(텐센트)의 메이퇀과 알리바바의 어러머가 양강을 형성하고 있으며 바이두의 바이두와이마이가 뒤를 추격하는 구도다. 음식 배달 앱은 단순 배달을 넘어 공급 체인으로 발전하고 있어 제품군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중국시장은 이미 포화에 이르렀으며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국 포털 사이트 서우후(搜狐)는 "시장 속에 존재하는 전형적인 적자생존의 법칙이기는 하지만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만이 큰 이익을 취하고 다른 기업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생존의 열쇠는 서비스의 속도와 효과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달려 있다. 개인을 넘어 법인 고객 유치가 활기를 띠는 것도 이 때문이다. 라라무브는 미국 구글과 제휴해 '넥서스' 배송을 따냈고 고고반은 스웨덴 가구 기업 이케아의 배송을 담당한다. 닛케이는 중국에서 지난해 택시 배차 서비스 기업 간 합종연횡이 이뤄진 것처럼 운송 서비스 업계에서도 인수합병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에 주목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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