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난치병 어린이에 12년째 산삼 선물하는 박형중 위원장 사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서초구 소재 산삼감정협회 대표, 30년 베테랑 심마니가 생활이 어려운 환아들에게 산삼 기증... 2011년부터 5번째 이어지는 따뜻한 기증, 총 14박스 70뿌리에 달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생활이 어려운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12년 째 산삼을 건네 온 산타 심마니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박형중 산삼감정협회위원장(58).
“산삼을 기증하는 이유요? 없어요. 그냥 아프고 힘든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요. 그게 다입니다”

12일 서초구청에서는 또 한번의 훈훈한 산삼기증식이 열렸다. 주로 희귀 난치병 어린이를 둔 가정에 산삼을 기증해 온 박 씨가 이번에는 특별히 장애인의 달을 맞아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 가정에 산삼을 기증하기로 한 것.

아빠의 가출로 엄마와 누나와 함께 어렵게 지내고 있는 가정이다.
박 씨의 기증은 지난 1월에 이어 올해만 벌써 세 번째이다.
산삼을 받게 된 가정은 아버지 없이 어머니 홀로 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이모씨 가정이다.

이모씨 아들은 19살로 뇌성마비 1급을 앓고 있다. 어머니는 산삼을 전한 박 대표에게 연신 감사인사를 전했다. “산삼을 주신다고 해서 저는 장뇌삼 정도 되는 줄 알았어요. 이렇게 직접 캔 귀한 산삼을 주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희 같은 일반 사람들이 평생 이런 산삼을 먹어볼 일이 몇 번이나 있겠습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힘내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고 말했다.
박형중 산삼감정평가위원장의 산삼 기부

박형중 산삼감정평가위원장의 산삼 기부

AD
원본보기 아이콘

산삼을 건넨 박씨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지금까지 박씨가 5년 동안 서초구청에 기증한 산삼만 총 14박스. 한 상자에 다섯 뿌리이니 70여개가 된다. 시가로는 얼마냐고 묻자 박씨는 “제 손을 떠난 것은 절대 환산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웃는다.

특별히 서초 지역의 아이들에게 산삼을 기증하기 시작한 데 특별한 인연이 있어서는 아니다. 생활이 어려운 난치병 환아를 돕고 싶어 소아암 관계기관, 성당, 교회 등 여러 곳에 문의했지만 서초구가 대상자 발굴에 가장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귀찮을 법도 한데 박씨의 의견을 찬찬히 물어가며 산삼이 필요할만한 환우를 둔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알아보는 구청 직원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서초구에서 찾아주는 곳이라면 믿고 기증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박씨와 서초구 인연의 시작이었다.

박 대표는 이외도 산삼감정협회 수익금 일부를 소아암환자에게 성금으로 기부하는 등 평소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크고 작은 기부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30년 동안 산삼을 캐 온 베테랑 심마니 박씨. 귀한 산삼을 기증하게 된 계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기부천사를 만든 건 다름 아닌 박씨의 아버지였다. 어렸을 적 넉넉지 않은 살림임에도 걸인들을 집으로 들여 마루에서 밥을 먹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남을 돕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박씨의 고향은 전남 순천이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첫 수확한 볏단을 땅 한 평 없는 동네 사람들에게 전부 나눠주고 오도록 심부름을 시켰단다. 박씨에게는 바로 그것이 산교육이었다.

박씨는 한 달에 20여일은 산에서 산다. 덕유산과 소백산을 비롯해 장성, 정선, 화천 등의 산을 찾아 헤맨다. 산에서 자기도 하고, 자동차에서 자거나 민박을 하기도 한다. 한 해 평균 10박스 내외를 채취한다고 하지만 아무리 산삼을 찾아 나서도 한 뿌리 조차 못 캐는 해도 많다. 당연히 가정에는 소홀해지기 마련. 먹고 살기도 힘들다며 박씨의 이유 없는 기증에 불만을 토로하던 아내는 지금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한다.

박씨는 며칠 전 전화를 한통 받았다. 지난 1월 서초구청에서 산삼을 건네받은 조씨(43세)였다. 아이가 이번 겨울 내 감기 한번 안 걸리고 몸무게가 늘었다는 것.
조씨는 “아이가 백혈병 치료를 받다 폐기능이 나빠져 감기에 잘 걸리곤 했는데 산삼 복용 후 아직까지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고 기침도 많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아이한테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데 형편상 그러지 못한데 이렇게 산삼을 기증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산삼 기증식에서 산삼과 함께 전해진 것이 또 있었다. 어머니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던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일본에 다녀오며 직접 사온 감기약을 함께 건넨 것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비싼 비용 때문에 변변한 치료 한번 못 받는 아이들이 정말 많이 있다.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직접 들으니 자식 키우는 같은 엄마로서 그 절박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이 아리다. 아이들과 어머니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발 벗고 도울 것” 이라며 “서초에 매년 베풀어주시는 박 대표님의 귀한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그 마음 헛되지 않도록 도움이 꼭 필요한 가정을 꼼꼼히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