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新인증족 시대]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일상이 된 SNS 어필, 사진.영상으로 존재 증명...공부내용, 합격증, 성적샷 '선의 경쟁' 유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기하영 수습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자신을 대중에게 드러내는 '신(新) 인증족(族)'이 생겨났다. 하루 공부내용을 올리고, 토익(TOEIC) 성적을 노출하고, 합격증도 드러낸다.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공스타그램'이라고 해서 공부 블로그가 많은데 자극이 많이 된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김모(29)씨는 공부한 내용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버릇이 있다. 공부가 힘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으려는 방편이다.
공부·합격·성적 인증샷을 과시욕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어려운 공부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정보 공유의 목적도 있고, '긍정적 자극'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는 효과도 있다.

인증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이른바 개념 인증샷이다. 선거 때마다 투표 인증샷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이 투표 인증샷을 올리면 '개념인'이라며 칭찬의 댓글이 뒤따른다.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투표 독려를 위해 자신의 지인은 물론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도록 인증샷을 날린다.

20대 총선 '사전 투표' 첫날인 지난 8일 새벽 6시. 서울 성북구의 한 투표장에서 여대생 두 명이 투표장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대학생 박모(21·여)씨는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이렇게 투표하러 나왔다"면서 "투표 인증샷을 SNS에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념 인증'의 또 다른 사례는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을 감명 깊게 본 10대 청소년이 스스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이를 기획한 고등학생 노소정씨는 "귀향 개봉 첫날 영화를 봤는데 엔딩 크레딧에 올라온 수많은 후원자를 보고 동참하고 싶었다"며 "나비 1000마리를 모아 10만원을 위안부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비탈리 라스칼로프 인스타그램

사진=비탈리 라스칼로프 인스타그램

AD
원본보기 아이콘

'도시의 닌자'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사진작가 비탈리 라스카로프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침입도 SNS 인증샷으로 알려졌다. 그는 롯데월드타워 123층 꼭대기에 몰래 침입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렸다. 앞서 라스카로프는 지난 2년 6개월 동안 중국 상하이 타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 등 세계 각지 유명 고층 건물과 구조물에 올라 경관 사진을 찍었다.

인증은 자신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만만치 않다.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고 이를 과시하고자 인증샷을 올리는 사례도 있다. 공공장소 신체 노출, 해킹, 절도, 폭행, 도둑촬영 등을 한 뒤 그 모습을 담는 행동이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일부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조롱하는 인증을 올려 사회 문제로 번지기도 했다.

별다른 고민 없이 올린 인증샷 때문에 오랜 시간 추적한 범인을 잡는 성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수원지검 강력부는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이모씨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5년간 3000억원대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호화생활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출귀몰한 모습으로 경찰의 애를 태웠던 이들은 사무실 직원의 '셀카 인증샷' 한 방으로 꼬리가 잡혔다. 얼굴을 찍은 인증샷 배경에 계좌번호가 흐릿하게 적힌 화이트보드가 놓여 있었는데 수사관 눈에 띄어 결국 검거됐다.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송경재 교수는 "SNS상에서 인증문화가 발달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기과시욕구이고 또 다른 하나는 네트워크 지향성"이라며 "젊은 층은 기존 세대에 비해 자신의 행동, 일에 대해 프라이드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인증문화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기하영 수습기자 hykii@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