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해양플랜트는 건조 후 인도가 중요…업무 효율성 높이는 조치"
해당 직원들은 혼란…"구조조정 신호탄 아니냐" 우려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혜민 기자] 대우조선해양 서울 본사 직원의 절반 가량이 거제도 옥포조선소로 이동한다. 해양플랜트 관련 직원들이 주축이다. 회사 측은 해양플랜트 인력을 한 곳에 모아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짐을 싸야하는 직원들은 사실상 구조조정 신호탄이 아니냐며 혼란에 빠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안에 총 250명을 거제도로 내려 보낼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기본설계를 맡은 부서 직원 200명과 해양플랜트 관련 연구인력 50명이 대상이다. 사측은 곧 공식일정을 해당 직원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현재 본사의 직원은 총 550명으로, 절반 가까이 짐을 싸게 된 셈이다.
컨테이너선, LNG선 등을 포함한 상선 영업설계 인력들은 그대로 본사에 남는다. 상선 부문은 조만간 수주 소식을 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사 영업조직과 함께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셈법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도 최근 유럽 출장을 다녀오는 등 2분기 내 선박 수주에 매진하는 중이다. 해양플랜트 직원들이 떠난 자리에는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이 들어오기로 했다. 중앙연구원은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의 두개 층을 빌려 입주해 있었다. 이들이 본사로 들어오면 임대료도 절약할 수 있다.
이동 대상인 해양플랜트 관련 직원들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이름만 '이동'일 뿐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 노조 관계자는 "거제 이전을 시도할 때마다 이를 꺼린 사람들이 사표를 많이 썼다"며 "이번에도 관두는 직원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직원들은 이번 결정을 사실상 권고사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에 이동하는 해양플랜트 기본설계직의 여성 비율은 10%에 이른다. 다른 부서보다 여직원 비중이 높다. 한 직원은 "삶의 기반을 서울에서 거제로 옮긴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다"라며 "이미 결혼을 했거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들에게는 사실상 그만두라는 말과 같다"고 토로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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