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스케줄 따라 분만일 결정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최근 어린이들의 출생일 중 월요일이 일요일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요일 출생지수(114)가 일요일(59)의 거의 두 배에 이르렀다. 이는 병원 스케줄에 따라 분만일이 결정되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병원이 태어나는 아이의 출생일을 결정하는 셈이다.
서울대 의학연구원 인구의학연구소 박상화 박사팀은 통계청의 출생신고 원시자료(1995·2003·2010·2012년)를 토대로 요일별 출생아 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월·화·금요일에 많았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에 적게 태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의 경우 월요일의 출생지수가 114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화·금요일(111)이었다. 일요일의 출생지수는 59로 월요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공휴일(62)·토요일(78)의 출생지수도 전체 출생 지수(100)를 크게 밑돌았다.
박 박사팀은 논문에서 "임신 37주 이상이고 위험이 적은 임산부가 정상적 자연 진통을 겪은 뒤 아이를 낳는다면 요일별 출생아 수에 차이가 없을 것"이며 "(이번 연구에서) 요일별 출생아 수가 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은 임산부의 생리적 주기에 따른 결과라기보다는 산부인과 의사의 분만 유도·제왕절개 등이 원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의 출생아 통계(1981∼2010년)에선 규모가 작은 의원보다 병원에서 요일별 출생아 수의 변동 폭이 더 컸다. 임산부가 병원 대신 조산원(maternity home)을 방문한 경우 요일별로 출생아 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주말·공휴일의 출생아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외국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2006년엔 수요일, 2007·2011년엔 화요일에 출생자 수가 많았다. 영국의 출생 통계(1970∼76년)에서도 화∼금요일에 출생자 수가 많았다. 일요일·공휴일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출생 통계(1985∼98년)에도 주말은 주중보다 출생자 수가 24% 적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마다 월~금요일에 태어나는 아이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에 비해 2012년엔 토요일·일요일·공휴일의 출생지수는 각각 11%·12%·17% 감소했다. 반면 월요일과 화∼금요일의 출생지수는 각각 6%와 약 1% 증가했다. 이는 제왕 절개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병원에서 아이를 낳는 비율도 매년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병원의 제왕절개 분만율도 1990년 18.1%, 1995년 29.5%, 2001년 40.5%, 2006∼11년 3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