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의원은 이날 더민주 입당의 변을 밝히면서 왜 새누리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자기고백과 반성의 목소리를 내놨다. 앞서 새누리당은 3선 의원인 진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했었다. 진 의원은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제가 추구한 '초심의 정치'는 완전히 좌초됐다"며 "저 역시 권력정치에 휩싸였고 계파정치에 가담했으며, 불열의 정치에 몸담았다"고 반성했다. 이어 새누리당을 겨냥해 "그들은 통치를 정치라고 강변하면서 살벌한 배격도 정치로 미화했다"고 비판했다.
진 의원은 왜 핵심친박에서 더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신세로 바뀌게 된 것일까?
잘 나가던 진 의원의 앞길에 드리운 먹구름은 박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을 실제 정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은 대선공약을 통해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제안했었다. 이 공약은 노인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대선 승리의 밑바탕 역할을 했다. 하지만 취임 이후 박근혜정부는 재정문제 등을 들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방식의 기초연금안을 추진했다. 복지부 장관 이었던 진 의원은 이같은 방안에 대해 '연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하며 저항했다.
결국 진 의원은 장관에서 물러났다.
진 의원은 장관에서 물러난 뒤 언론과의 접촉을 자제해왔다. 현정부에 누가 될 수 있어 자제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 해석이었다. 하지만 진 의원은 2014년 5월 본회의에서 기초연금에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연계하는 내용의 기초연금법 정부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표결 당시 진 의원은 "처리가 돼서 마음의 부담 상당히 덜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대표를 했지만 그래도 법이 통과되서 박 대통령에 대한 미안함은 일부 덜 수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진 의원의 의정활동은 이후에도 쉽지 않았다. 19대 후반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급기야 이달 15일 새누리당 공천과정에서 컷오프됐다. 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은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진 의원은 더민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복지국가와 계파주의 타파를 들었다. 진 의원은 "(이제부터)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하는데 더민주와 함께 힘을 보태려고 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더민주 입당 기자회견에서 한때 동지였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그동안) 박근혜정부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마지막까지 돕지 못해 죄송하다. 좋은 정부가 되도록 어디서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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