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아리의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스펙을 쌓기 위한 경영학회나 공모전 동아리는 학생들로 넘쳐나는 반면 인문사회 동아리들은 신입회원 유치가 안 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봉사나 취미활동을 하던 일부 동아리의 경우 이미 명맥이 끊긴 곳도 여럿이다.
같은 인문학 동아리라도 기업이 후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동아리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에 있는 인문학 학술동아리인 '판플러스(pan+)'는 가입 경쟁률이 5대 1이 넘는다. 이곳에 가입하면 '도덕경', '논어', '실천이성비판' 등 10대 고전을 무료로 받고 '개별 인문학 활동비'도 지급받는다. 유명 석학들의 강연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이 동아리 활동이 스펙으로 한 줄 넣기에도 제격이라는 점도 큰 매력이다.
이 동아리에 지원했던 전모(25)씨는 "인문학에 관심은 없지만 기업에서 인문학 소양을 요구해 지원하게 됐다"며 "넉넉한 활동비 지원이 마음에 들었고, 동아리 활동이 일종의 '스펙'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문학 동아리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인문학 동아리 회장을 맡았던 김모(29)씨)는 "인문학 동아리 배고픈 건 하루이틀이 아니다"며 "특히 최근엔 신입생 때부터 취업에 관심을 갖다 보니 동아리, 그중에 인문학은 더욱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리를 살려보려고 이런 저런 프로그램도 꾸려봤지만 재정적으로 부담도 있고 일손도 부족해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일반 봉사 동아리나 취미 동아리도 개점 휴업상태인 것은 마찬가지다. 서울 시내 한 대학교의 음악동아리는 최근 3년새 가입하려는 신입생이 한 명도 없어 문을 닫았다. 다른 대학의 불어ㆍ역사ㆍ철학ㆍ여가ㆍ댄스 동아리도 명맥이 끊겼다. 고려대 봉사동아리인 '자진근로반'은 한때 신입회원이 없어 명맥이 끊겼다가 졸업생들의 후원으로 2011년 부활하기도 했다.
이민우ㆍ권성회 수습기자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이민우 수습기자 letzwin@asiae.co.kr
권성회 수습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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