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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몬스터]헤지펀드 역할은 '기업가 정신' 고무…이무광 트러스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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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법인서 다이나믹코리아 펀드 운용하며 5년간 연 평균 8.7% 수익률 달성

이무광 트러스톤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장

이무광 트러스톤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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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전역을 눈앞에 두고 있던 학사장교 출신 공군 중위는 축구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 휴대폰 벨이 울렸다. 펀드매니저를 뽑는 투자자문사가 있으니 면접을 보지 않겠느냐는 선배의 연락이었다. 대대장에게 달려가 외출증을 끊어달라고 한 후 면접을 보러 갔다. 그렇게 입사한 곳이 IMM투자자문(현 트러스톤자산운용)이었다. 이무광(36·사진)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 절대수익(AR)본부 팀장과 금융투자업계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황성택(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키즈'로 불리는 이 팀장은 입사 직후 애널리스트 2년을 거쳐 펀드 매니저가 되었다. 그의 '전공'은 헤지펀드다. 2011년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 때부터 헤지펀드 운용을 맡으면서 안팎에 이름을 알렸다. 5년동안 싱가포르 법인장으로 근무하며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정립하고 글로벌 시장도 체험했다. 그의 목표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대표주자로 성장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 팀장은 "싱가포르 법인장 선발시 먼저 가겠다고 손을 들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사고 방식, 투자 스타일 등은 옆에서 보고 부딪히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데 싱가포르 근무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로라하는 투자 고수들이 즐비한 싱가포르에서 이 팀장 역시 좋은 성과를 냈다. 2011년부터 트러스톤 싱가포르 법인이 운용해 온 다이나믹코리아펀드 대표 매니저로 활동하면서 최근 5년간 연 평균 8.7%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오를 것 같은 주식은 '매수(롱)'하고, 내릴 것 같은 주식은 '공매도(숏)'하는 롱숏전략을 통해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매년 약 5~7%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역할을 소화해냈다. 그가 법인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싱가포르 법인 인력은 4명에서 11명, 운용 펀드는 1개에서 2개로 늘어났다.

이 팀장이 연초 국내로 복귀한 것은 지난해 3분기부터 수익률이 고꾸라진 헤지펀드를 복구하기 위해서다. 최근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는 '멀티 스트래티지'가 대세지만 이 팀장의 전략은 단순하다. 산업과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에 근거하는 펀더멘털 롱숏이 헤지펀드 운용 전략의 전부다. 이 팀장은 "한 펀드에 여러 전략을 담으려면 모든 전략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는 시장 규모도 작아 여러 전략을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가장 잘할 수 있는 펀더멘털 롱숏에 집중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변동성 관리는 올해 주요 목표다. 중국 증시 불안정, 유가 급락, 미국 금리인상 등 악재가 산적해 있어서다. 그는 "주식을 잘 알고 종목을 고르는 능력이 뛰어난 트러스톤운용의 강점은 유효하지만 작년엔 변동성 관리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올해는 싱가포르 법인에서 도입했던 시나리오 분석 모델을 국내에도 도입해 변동성을 관리하고 목표 수익률과 실질 수익률의 간극을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나리오 분석 모델은 미국발 금융위기 등 과거 발생했던 주요 상황을 시나리오로 구성한 후 각 시나리오 발생시 현재 펀드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면 유가 급락, 환율 급등 등 과거 외부 변수가 급변했던 구간에 현재 펀드를 갖다 놓고 수익률을 분석하면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때 펀드 수익률을 예측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

올해 헤지펀드 운용 6년차로 접어든 이 팀장이 생각하는 헤지펀드는 무엇일까. "'기업가 정신'을 고무시키는 역할이 헤지펀드의 본질"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이 팀장은 "저성장 시대에는 기업가 정신만이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라며 "기업탐방을 통해 기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읽고 기업의 성공 또는 실패를 전망할 수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방향과 전략이 맞는지를 판단해 롱 또는 숏을 해 기업 가치를 재평가하고,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게 헤지펀드의 역할"이란 설명이다. 일주일에 4~5차례 탐방을 통해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는 회사를 찾고 또 찾는 이유다.

그의 롤모델은 헤지펀드의 전설인 조지 소로스도 스탠리 드러켄밀러도 아니다.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나가며 한국형 헤지펀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게 꿈이다. 이 팀장은 "누군가를 닮고 싶다기 보다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다"며 "'예언자가 되려는 순간 투자자는 망한다'는 말이 있듯 펀더멘털에 기반한 철저한 분석을 통한 전략으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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