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R&D캠퍼스. 팀별로 미팅을 갖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삼성 직원들로 캠퍼스 안팎은 분주했다. 일부 직원들은 회의를 하려고 삼성R&D캠퍼스 뒷편에 자리잡은 까페 골목으로 향했다. 까페 골목에는 15개 정도의 카페가 줄지어 자리잡고 있었다. 우면동 까페 골목은 R&D캠퍼스가 개관하기 전부터 카페가 늘기 시작했다. '삼성의 연구인력들이 대거 이동해온다'는 소문에 카페들이 먼저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는 '삼성 카페 거리'로 통한다.
삼성전자 가 2012년부터 조성한 서울 R&D캠퍼스는 지난해 11월30일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 직원 5000여명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AㆍB동엔 디자인연구인력과 디자인경영센터, C동에는 R&D지원센터와 지식재산권(IP)센터, 무선사업부 서비스전략그룹, 창의개발센터 등이 자리잡았다. 맞은편 DㆍE동은 소프트웨어(SW)센터, F동은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연구소가 각각 입주했다.
당초 예상보다 적은 조직이 입주한 탓에 아직 비어있는 곳이 많다. 지난해 진행된 연구인력 조정 작업 때문에 많은 연구 인력이 현업으로 배치된 영향도 있다. 2개로 구성된 구내식당도 아직 한 곳만 운영되는 상태였고 사내 카페도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삼성은 추가적으로 인력들을 우면동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여유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계열사 중 디자인, 소프트웨어 사업에 관련이 있는 인력들을 한데 모은다는 방침이다. 잠실에서 근무하던 삼성SDS 연구 인력들도 우면R&D캠퍼스로 이동한다.
활기찬 우면동과 달리 서초사옥은 한산한 분위기다. 서초사옥 C동에서 근무하던 디자인 인력이 모두 우면동으로 이사했고, 최근에는 삼성전자 경영지원 인력들이 수원 영통구 디지털시티 본사로 옮겨가는 것으로 결정됐다. 서초사옥 B동에 입주해 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다음 달 중순부터 판교 알파돔시티로 옮겨간다. 상사부문은 잠실 삼성SDS 사옥으로 이동한다. 비어 있는 서초사옥에는 금융계열사들이 옮겨 올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카페에서 팀 미팅을 진행하던 서초사옥 내 디자인 인력이 옮겨간 것이 확실히 상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서초사옥에 배치되는 조직의 특성에 따라 이곳 상권도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