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서울성모병원 교수팀, 1467명 조사 결과 발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알레르기 비염이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이렇게 발생한 우울증은 다시 알레르기 비염을 더 악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과 우울증의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을 심하게 앓고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자살 충동을 두 배 가까이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의 점막이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된 후 일어나는 염증성 질환으로 주된 증상은 물 같은 콧물·코막힘·재채기 등입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13%(1만1154명 중 1467명)를 보였습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유병률이 높았습니다. 20대(19∼29세)의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22%로, 70세 이상(4%)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스트레스 강도도 20대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김 교수팀은 증상의 세기에 따라 알레르기 비염 환자(1467명)를 ▲간헐성 경증 ▲간헐성 중등증·중증 ▲지속성 경증 ▲지속성 중등증·중증 등 네 그룹으로 분류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할수록 우울감·자살충동·불안감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이 스트레스·우울감·불안감 등 환자의 감정·정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역(逆)도 성립한다는 겁니다. 알레르기 환자의 불안·우울감 등 심리·정서적 고통이 알레르기 비염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확인되고 있습니다. 대만에선 알레르기성 비염의 일종으로 식물의 개화기에 주로 나타나는 고초열에 걸리면 노후에 심각한 우울증·조울증 등을 앓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2010년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연구팀은 자살한 사람 중 알레르기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비교 조사한 결과, 고초열 등 알레르기 비염을 앓는 사람의 자살 확률이 알레르기가 일체 없는 사람에 비해 30%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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