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수출역량 강화 지원사업을 2년 동안 받았습니다. 그중 온라인 마케팅 관련 지원을 받았는데 (업무를 중개ㆍ대행하는) 수행회사가 정부 예산을 받은 이후엔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박상기 넥슨화장품 사장)
"사업하는 여러분들은 전 재산을 걸고, 목숨을 걸고 하는데 지원하는 기관은 목숨 걸고 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직원들에게 우리도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주영섭 중기청장)
그러나 중기청장이 다른 일정을 한 시간이나 미루면서, 또 간담회 전체를 언론에 모두 공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서울 목동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에는 주영섭 중기청장과 중진공, 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지원기관 본부장들이 12개 수출중소기업과 얼굴을 맞댔다. 주 청장은 "수출중소기업들이 무엇이 어렵고, 아쉬운지 다 말씀을 해 달라"고 입을 열었다.
로봇용 모터를 만드는 이레텍의 조삼환 사장은 정부과제를 따내기 위한 연구개발 프로젝트관리자(PM)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1차 프레젠테이션에서 통과한 후 수백만 원을 들여 반년이 넘게 공을 들여야 하는 평가 과정이 최종 단계에서 탈락하는 중소기업에는 너무 가혹하다는 비판이었다.
조 사장이 지적한 내용은 중기청이 아닌 다른 부처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달리 생각하면 그만큼 정부지원과 관련한 홍보나 소통이 부족하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다.
공학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창업한 조정숙 스마트기술연구소 대표는 직접 개발한 모바일용 태양열 충전기의 해외판로 개척에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판로개척 등 마케팅과 관련한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연구개발 지원사업 등 정책과 현장의 괴리도 적지 않았다.
중국의 위협을 걱정하는 중소기업 대표도 많았다. 제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도, 홍보가 덜 돼서 중소기업인들이 막상 필요한 것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 청장은 "글로벌 여건상 대기업이 성장하면 현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수출기업이 아랫목을 데우면 윗목이 따뜻해지는 효과는 약해졌다"며 "이제는 중소기업이 과거 대기업이 해왔던 수출기업의 주역이 될 수밖에 없고,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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