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지 이제 22년이 지났다. 18일은 문익환 목사가 세상을 떠난 날이다.
문익환 목사가 쓴 시 '동주야'에는 28살에 세상을 떠난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드러나 있다. 그는 이 시에서 "너는 스물아홉에 영원이 되고 / 나는 어느새 일흔 고개에 올라섰구나 / 너는 분명 나보다 여섯 달 먼저 났지만 / 나한텐 아직도 새파란 젊은이다 / 너의 영원한 젊음 앞에서 / 이렇게 구질구질 늙어가는 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 그냥 오기로 억울하긴 뭐가 억울해 할 수야 있다만 / 네가 나와 같이 늙어가지 않는다는 게 / 여간만 다행이 아니구나 / 너마저 늙어간다면 이 땅의 꽃잎들 / 누굴 쳐다보며 젊음을 불사르겠니"라고 썼다.
그가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게 된 계기도 친구 장준하의 죽음 때문이었다. 장준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1975년 8월 경기도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준하의 죽음을 박정희 정권에 의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와 사전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방북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위반 혐의가 적용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93년 3월 가석방됐었다. 이후 강연 등의 활동을 하다 채 1년이 안 돼 심장마비로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전했다. 늦봄통일맞이는 문익환 목사 서거 22주기 추도식을 18일 오후 2시 경기 성남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개최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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