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지난 2010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30년대 중반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화성 탐사는 현재 로봇을 이용해 진행되고 있지만, 굳이 사람을 보내려는 이유가 있었다. 우주 탐사에도 사람의 직관과 감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로봇은 미리 예측된 사실을 조사하지만, 인간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의외의 발견을 할 수 있다. 그 예로 달 탐사선 아폴로 17호의 우주인이자 지질학자인 해리슨 슈미트를 들 수 있다. 달에 도착해 착륙선 주변을 거닐던 슈미트는 우연히 오렌지색 토양을 발견하고는 흙을 채취했는데 나중에 분석해 보니 화산 유리 조각이었다. 로봇이라면 이 같은 즉각적인 판단은 어려웠을 것이다.
영화 '마션', '인터스텔라'와 같은 이야기가 아주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 같다. 하늘과 우주로의 비행 기술은 100여년 전 라이트 형제가 비행에 성공한 이후 끊임없이 발전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는 지구 중력을 이겨내고 인류를 달에 데려다 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과학자들은 화학연료를 능가하는 고효율 추진 장치를 개발하는 데 구슬땀을 흘린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우주를 연구할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게 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1980년 우주 다큐멘터리 '코스모스' 진행자였던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이 그랬고, 2014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180여개국에 방영된 '코스모스' 리부트(reboot)판을 진행한 닐 타이슨이 그렇다.
타이슨은 미국 자연사 박물관 부설 헤이든 천문관의 천체물리학자로, 천문학을 비롯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불린다. 어릴 적부터 별 관찰에 빠진 타이슨은 열 다섯살 때 이미 천문학 강연을 했고, 2년 뒤에는 급기야 세이건 박사의 눈에 띄어 그가 몸담고 있던 코넬대학교로 초청을 받게 된다. 세이건과 함께 한 하루는 타이슨에게 '우주 스토리텔러'의 꿈을 꾸게 했고 그것은 현실이 됐다. 어느 평론가는 타이슨의 다큐에 대해 "딱딱할 수밖에 없는 기술적 설명조차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하다"고 평했다.
책에는 저자가 오랫동안 우주를 탐구하며 얻게 된 지혜도 엿볼 수 있다. "우주적 관점에 의하면 지구는 한 점 티끌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지구는 값진 티끌이며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집이다.…우주적 관점은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 사이의 유전적 관계를 일깨워주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외계 생명체와의 관계까지 추측하게 한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 다섯 가지는 수소, 헬륨, 산소, 탄소, 질소이며 이 중 헬륨을 제외한 네 가지는 인간을 비롯해 지구 생명체를 구성하는 원소이기도 하다. 지구와 인간이 별의 잔해에서 태어난 증거이자 생명 탄생에 대한 답이 바로 우주 탐험에 있다는 얘기다.
(스페이스 크로니클/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에이비스 랭 엮음/박병철 옮김/부키/1만8000원)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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