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코트 판매율도 80% 넘어서
-식품업계도 복고마케팅으로 웃음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목폴라 티셔츠처럼 생겼는데 꺼내 보면 목 부분만 있는 일명 '페이크 목폴라', 고등학교 다닐 때 진짜 '완소(완전 소중한)' 아이템이었죠."
서울에 있는 S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1973년생 박모 차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맨 머천다이징(MD)은 매출보다 '재미'에 중점을 두고 '페이크 목폴라'를 기획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빈폴맨에서 제작한 페이크 목폴라와 맨투맨 티셔츠 등 초판물량은 2개월 만에 다 팔렸다. 떡볶이 코트 판매율도 12일 현재 80%를 넘어섰다.
식품업계도 드라마에 등장하는 그때 그 시절 과자 등을 당시 포장 그대로 제품을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22년 만에 다시 출시한 크라운 맥주도 인기를 끌고 있다. 크라운맥주는 1952년 출시됐다가 1993년 하이트맥주가 나오면서 단종됐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10~11월 한정수량으로 내놓은 크라운 맥주 72만캔은 판매 완료됐다. 12월 추가 생산한 36만캔도 거의 판매 완료된 상황이다. 최근 3개월 동안 8억6000만원어치 팔렸다. 한정판은 1980년대 생산된 맥주에 최대한 가까운 맛을 구현했고 당시 상징이었던 왕관 디자인을 패키지에 재현했다.
남지현 LF 브랜드마케팅팀 부장은 "불황이 장기화되며 최근 와이드팬츠와 같은 복고 제품을 비롯해 핑크, 오렌지 등 밝은 색상의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이는 장기 호황을 누렸던 1980년대에 대한 동경에서 출발한 것으로 경기호황기 패션스타일의 추구를 통해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대중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교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과거를 회상하거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것에 의미를 크게 둔다"면서 "자신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을 기업들이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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