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목해야할 소비 테마-해외직구
시장 갈수록 확대, 구매품목과 지역도 다양화
시장 커질수록 백화점에 부정적 영향 끼칠 가능성 높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바야흐로 국경없는 소비시대가 도래했다. 해외 직접구매(직구) 시장은 연 평균 50% 이상 커지며 소비시장의 한 축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해외직구는 소비자가 해외 온라인쇼핑몰이나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해외제품을 구매한 후 한국으로 배송받는 거래형태를 의미한다.
12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 2억7000만달러에 불과했던 해외직구 금액은 지난해 15억5000만달러로 증가하며 연평균 54.1%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해외직구 구매 건수 역시 2010년 357만건에서 2014년 1553만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입 품목 및 지역도 다양화되고 있다. 직구 초기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유럽, 일본, 중국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2010년 80%를 넘어섰던 미국의 비중은 2015년 상반기 75%로 하락한 반면, 유럽(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중국의 비중은 각각 11.1%, 4.7%, 4.6%로 확대됐고, 홍콩, 호주 등의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성별로 보면 여성(70.8%)이 남성(29.2%)보다 해외직구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해외직구 거래 건당거래액은 남성(149.4달러)이 여성(108.4달러)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무려 58.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이 40대(20.6%), 20대(15.3%) 순으로 나타났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해외직구 건당 거래액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영향은 소비자들에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의 범위를 넓혀주고, 보다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소비자의 후생증대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인한 가계의 실질구매력 확대효과도 기대된다"며 "또한 제품의 가격정보를 전 세계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존의 수입업자 및 유통기업의 초과이윤 일부를 소비자에게 이전할 수 있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 해외 제조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국내 소비재 시장이 잠식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온라인쇼핑업의 경우 해외의 대형 쇼핑몰들과의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해외직구 추세에 잘 대응하는 업체의 경우 글로벌경쟁력 제고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산업은 백화점과 홈쇼핑, 아웃렛 등의 유통업계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의류, 잡화, 가전제품의 매출이 75%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의 독점브랜드를 대거 입점하고 있어 해외직구 확대 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트와 편의점 등은 신선식품 및 가공식품 의 비중이 높아 양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해외직구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전자결제 시스템을 통해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있어 온라인 및 모바일 결제산업과 카드업종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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