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품 시장점유율 제자리 지켰지만 4분기 실적 악화
스마트폰 실적이 최고조에 달한 2013년부터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등 본격적인 '보릿고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4분기 실적 악화의 주요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이 열세에서 비롯됐다. 경기 침체로 인해 TV,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들며 실적이 줄어든 가운데 든든하게 제자리를 지켜줬던 부품 부문의 실적이 모두 감소한 것이다.
직접적인 요인은 수요 부족과 이로 인한 공급 과잉, 여기에 수반된 평균판가(ASP)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LCD 디스플레이 가격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32인치 LCD 패널의 가격은 지난해 초 100달러 선에서 2분기 90달러, 3분기 80달러, 4분기 60달러선까지 후퇴했다. 55인치 역시 연초 ASP가 265달러였지만 12월 들어 198달러까지 떨어졌다.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반도체의 경우 매년 20~30% 정도 가격이 하락했지만 지난해는 무려 50% 이상 떨어지면서 실적 악화에 기인했다.
문제는 이같은 추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격이 급락한 배경에는 세트 사업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부품의 공급 과잉 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MLCC 등 부품), 삼성SDI(배터리) 등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전체가 4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도 같은 이유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올해도 1분기와 2분기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저성장 기조로 인해 부품 공급 과잉 상태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을 2월말 출시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사이니지 등 기업간거래(B2B) 분야에 집중하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유럽에 이어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등 글로벌 경기 상황이 심상치 않고 저성장 기조도 고착화되면서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강도 높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