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가 오르면 그 다음 주 과천 원문동 주공아파트가 오른다. 이와 동시에 송파의 둔촌동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움직인다."
안 대표는 2004년부터 11년간 강남 은마아파트 매매가와 강남구 아파트 전체 가격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는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가격 차트를 보면 강남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은마아파트 가격이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예를들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112㎡형의 경우 지난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까지 13억원을 웃돌며 최고점을 기록했는데 당시 강남구 전체 아파트 매매가 지수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은마아파트가 거의 9억원까지 급락한 2008년 말 강남 매매가 지수도 100까지 떨어졌다. 또 강남구의 움직임에서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등 강남4구의 움직임을, 이를 통해 경기 분당과 평촌ㆍ용인ㆍ수지ㆍ영통의 가격 추이를 전망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거만 그럴까. 그의 견해로 보면 미래에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안 대표는 "앞으로도 이런 유사한 움직임이 재현되는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강생 중에는 인생이 바뀐 사람이 많다. 2013년에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 강의를 들으러 울산에서 서울까지 온 C씨의 경우 경기 평촌 전용면적 62㎡형 아파트 투자를 시작으로 지금은 서울 및 수도권 신도시에 30여채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나보다 더 대단한 부동산 투자자인 셈이다."
이외에도 강의를 듣고 2014년 초 투자를 시작한 D씨 부부는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전용면적 85㎡형 아파트를 2억7000만원에 매입했고 이 아파트는 지난해 3억6000만원으로 뛰었다. 현재도 이 부부는 강의실 맨 앞자리에서 수업을 듣는 모범생 커플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그의 책 출간을 앞두고 "돈을 낼 테니 책을 출간하지 말아 달라"고 수강생의 만류가 거셌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나 차트를 볼 수 있다면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부동산 투자의 데이터화 대중화를 위해 출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노골적이다. 실제 돈을 벌 수 있는 투자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안 대표는 "기존 강의는 '3억원에 사서 1년 만에 1억원을 벌었다'는 영웅담이 많은데 미래에 적용하기 힘든 방법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런 사례 나열이 아닌 실제 돈을 벌수 있는 투자법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방법은 과거 어디가 올랐다는 결과만으로 막연한 예상을 하는 것이 아닌 현재 시장 분석을 통한 투자법이다.
안 대표는 "시간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수단이 시계인 것처럼 부동산 차트란 부동산 가격을 볼 수 있는 역사책"이라며 "과거의 패턴을 보고 미래의 추이를 전망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부동산 차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시장을 보는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시장을 이해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가 자주 활용하는 통계도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KB부동산'과 한국감정원의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알원'이다. 월간과 주간자료를 모두 제공하는 KB주택가격동향과 알원의 주택가격 동향 자료를 통해 각 시점의 가격은 물론 일정 기간의 가격의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대표는 "KB는 호가 위주로 반영되고 감정원은 거래가 위주로 반영된 경향이 크다"며 "KB가 먼저 오르고 감정원이 나중에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두 기관의 통계를 함께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선은 한 기관의 통계를 정확히 볼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 투자를 결정할 때 고려할 요소로 가격과 상태 두 가지를 꼽았다. 안 대표는 "마른 옥수수에 열을 가하면 팝콘이 되지만 삶은 옥수수를 가열해도 절대 팝콘이 되지 않는다"며 "부동산 시장에서 열은 각종 부동산 정책과 개발 호재, 상태는 전세와 매매가의 격차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셋값은 오르지 않고 매매가만 올라 이 두 가격의 격차가 벌어진 시장의 경우, 전세난이 심하다고 세입자가 집을 사지 않기 때문에 매매가가 오를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향후 아파트 매매가는 정부의 대출규제와 공급과잉 우려 등 탓에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 대표는 "지금은 부정적 심리가 부동산 시장을 갉아먹고 있다"며 "이 탓에 올핸 가격이 출렁이겠지만 내년부터 공급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미리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영향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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