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분열되고 있는 야권 중 어느 곳을 지지하느냐를 두고 연일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년 인사차 이 여사를 찾아 17분간 독대한 것을 두고 사실상 안 의원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1일 이 여사를 예방한 문재인 대표가 별도의 독대 없이 약 8분 만에 일어서야 했던 것과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안 의원은 4일 이 여사와의 면담을 마치고 "새해 덕담과 함께 앞으로 만드는 정당이 정권교체를 하는데 꼭 중요한 역할들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기대를 가지고 계시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이 여사가 (안 의원이) 강한 모습을 보여 희망을 느꼈다는 요지의 말을 하며 "꼭 정권교체를 하세요"라고 강조했다고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을 전했다.
당장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마디 말씀이 함의하는 것이 굉장히 컸을 것"이라며 "제가 볼 때는 '벽오동 심은 뜻'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벽오동은 봉황이 깃들인다는 나무다. 다만 새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안 의원이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의 기성 정치인들과 손을 잡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에게도 호남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지지 기반이다. 이 때문에 문 대표 측은 이 여사와 안 의원의 독대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문 대표가 이 여사 예방 후 곧바로 봉하마을에 가기 위해 공항에 가야했기 때문에 일찍 일어선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 여사가 분열된 야권의 어느 한 쪽에 힘을 실어주는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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