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량·위치·크기 자유롭게
줄어든 예산, 새 수익원 찾기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공격수 이동국이 지난 8월 12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경기에서 K리그 통산 400경기 출전을 기념하는 유니폼을 입고 기록 달성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프로축구는 선수들의 '뒤태'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수익을 내고 K리그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스포츠 마케팅의 일환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년 5차 이사회에서 K리그 유니폼 규정을 변경했다. 상의 뒷면에 더 많은 광고를 유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유니폼에 부착할 광고의 위치나 수량, 크기 등을 구단이 자유롭게 결정하고 연맹의 승인을 거치면 된다. 바뀐 규정은 다음 시즌부터 적용한다.
최근 K리그의 바뀐 분위기는 새로운 제도의 필요성을 부추겼다. 리그를 주도할 기업구단이 예산을 감축하고, 축구단의 자생력을 강조하면서 수익원을 찾는 일이 구단의 주요사업으로 부상했다. 그라운드 테두리에 설치한 LED 광고판이나 전광판 주변 광고 유치, 스폰서십 확충 등에 사무국이 공들이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신 팀장은 "그럼에도 효과와 주목도가 높은 광고판은 단연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충성도 높은 축구팬들이 홈팀의 유니폼을 입고 지역을 돌아다니는 점까지 고려하면 상의 뒷면에 광고물을 부착하는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상위 팀들은 후원사를 노출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장점도 있다.
해외 마케팅에서는 이미 효과가 입증됐다. 삼성은 2005년부터 2013-2014시즌까지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유니폼 앞면에 기업 로고를 부착하면서 연간 300억 원을 썼다. 대신 첼시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2009-2010시즌에만 잉글랜드 내 텔레비전 중계와 인쇄매체 등을 통해 1억 달러(약 1156억 원·추정치)에 달하는 노출 효과를 얻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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