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월드의 성공 비결, 다양한 업종 사업 허용한 자율적 정책·제도 환경
연간 방문객 수, 5500만 명으로 롯데월드·에버랜드 합산 1500만 명의 4배
특정 업종에 대한 진입·허가 규제는 기업 투자활동 위축시켜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면세점 인허가 제도와 같은 시장진입규제는 해당 업종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의 투자 위축 등 연쇄효과를 유발한다는 사례분석이 나왔다.
한경연은 애너하임에 위치한 디즈니랜드의 운영 경험을 토대로 디즈니사가 올랜도에 위치한 디즈니월드의 건립을 추진하며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사항이 호텔, 음식점, 소매업 등 다양한 업종의 사업이 가능한 대규모 부지의 확보와 사업 영역의 자유로운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는 정책ㆍ제도적 기반이었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 주정부는 디즈니월드의 유치를 위해 디즈니월드만의 특별 자치구를 설립해 업종에 무관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자율적 정책ㆍ제도적 환경을 허용했으며 디즈니사는 디즈니월드의 건립을 위해 2만7000에이커에 달하는 토지를 수용했다.
실제로 디즈니월드의 연 방문객수는 지난해 기준 5500만명으로, 이는 롯데월드와 에버랜드의 방문객수를 합친 1500만명의 4배에 육박한다. 게다가 대다수의 디즈니월드 방문객은 5~10일 동안 내부 시설을 이용하며 디즈니월드를 즐기고 있어 방문객 1인당 경제적 효과는 최소 35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경연은 디즈니월드의 건립이 꾸준한 인구유입, 소득인상,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씨월드의 유치 등으로 이어져 올랜도의 지역활성화와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올랜도와 함께 디즈니월드의 건립이 고려됐던 오스첼라 카운티의 경우 지난해 기준 인구가 31만명에 머물고 있으나 올랜도가 속한 오렌지 카운티의 인구는 1억2500만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기준 1인당 2억7000달러의 소득을 기록한 오스첼라 카운티와 비교해 오렌지 카운티의 소득은 1인당 3억8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또 디즈니월드의 건립은 유니버셜 스튜디오, 씨월드 등 유사 테마파크의 유치로 이어져 올랜도는 명실상부한 미국의 독보적 관광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디즈니월드의 대규모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테마파크 방문객의 소비활동이 최대한 영내에서 이뤄져 소위 테마파크의 긍정적 외부효과를 호텔, 음식점, 소매업 등 타 업종의 사업을 통해 내부화할 수 있도록 사업 영역의 자율성을 확보시켜준 정책ㆍ제도적 기반에 있었다고 한경연은 주장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와 같은 특정 업종에 대한 진입ㆍ허가 규제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연관 업종들을 망라하는 산업의 공동화 현상이며 기업의 투자는 투자의 대상 업종만이 아닌 연관 업종을 통한 수익 가능성까지 고려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잠실 롯데타워의 건립을 위해 약 3조7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게 만든 배경에는 호텔, 영화관, 아쿠라리룸, 백화점, 테마파크, 면세점 등 다양한 업종의 사업을 동시에 추진해 일본과 중국 관광객의 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최근에 결정된 잠실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연장의 불허가는 롯데타워에 대한 투자를 팥이 빠진 단팥빵으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윤 연구위원은 또 "이와 같은 사례가 대규모 투자를 가능케하는 미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사업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종내 기업의 대규모 투자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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