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건강수명 예측하는 운동력 측정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예쁜꼬마선충에서 노화와 건강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팀이 노화에 따른 운동성 저하를 측정해 남은 건강수명을 예측하는 유용한 지표를 개발했다. 1㎜ 작은 벌레에서 힌트를 얻었다.
국내 연구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과 공동으로 예쁜꼬마선충의 노화에 따른 운동성 저하를 측정해 남은 건강수명을 예측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순간최고운동속도 감소를 이용해 노화에 따른 신체기능 쇠퇴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남은 수명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건강한 노화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선충의 순간최고운동속도가 성체가 된 후 6일째부터 예외 없이 느려지는 것을 관찰했다. 순간최고운동속도가 노화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의 지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선충의 순간최고운동속도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일정 수치를 유지하다가 한 번 일정 수치 이하로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지 못했다. 탄성을 잃어버린 용수철처럼 운동능력이 감소했다.
특히 9일째 순간최고운동속도가 남은 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9일째 순간최고운동속도가 빠른 그룹(초당 0.22 밀리미터 이상 이동)과 그보다 느린 그룹의 평균 수명이 각각 약 23일과 17일 가량으로 35% 가량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반 선충 보다 장수하는 돌연변이(인슐린 수용체, DAF-2 제거)가 노화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순간최고운동속도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수명연장이 아닌 건강수명(healthspan,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 연장 효과를 확인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