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기 맞아 임흥순 작가 등 서울시민청갤러리서 '포스트트라우마'展
"평화가 곧 밥이다."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 고(故) 김근태 의원(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생전에 줄곧 했던 이야기다. 그는 한반도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분단체계가 평화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18일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 고 김근태 4주기 추모전 '포스트트라우마'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전시 기획자 박계리씨(왼쪽부터 세번째 줄)와 김진주(첫번째)·김월식(두번째)·전승일(네번째) 작가 그리고 고인의 아내인 인재근 의원(맨 오른쪽).
원본보기 아이콘기획자 박계리(42) 씨는 "올해가 광복 70주년이기도 하고, 관련한 문화행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열리고 있지만 담론 자체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듯하다. 김 의원이 살아계셨더라면 분단문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했을지 생각해보았다"며 "젊고 실험적인 작품을 하는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꾸렸다. 김 의원과 교분이 있던 민중미술가도 많지만, 젊은 세대가 참여하면서 미술로써 김근태의 삶과 정신을 소통하고자 했다"고 했다.
김 의원의 몸은 자신의 세대가 입은 폭력의 상처를 다음 세대로 전이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평화의 상징이다. 대학시절부터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등 운동권을 주축으로 활동하면서, 전두환 정권 시절 수차례 고문을 받은 그는 고문의 실상을 알려 독재정권의 도덕성에 타격을 줬다. 이후 제도 정치권으로 입문해서는 민주주의와 경제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 '남북한 평화'가 해결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인 의원은 "추모전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텐데 작가들에게 감사드린다. 김 의원은 생전에 전시된 미술 작품 보기를 즐겼다. 몽환적이면서도 따뜻한 색채가 가득한 마르크 샤갈 전을 함께 봤던 기억이 난다"며 "그가 계속 몸이 불편하다가 아예 몸져누웠을 때가 10월 중순께였다. 그래서 요즘 마음이 아프다. 기일에 열리는 콘서트까지 추모행사가 이어지는데, 오늘이 그 시작"이라고 했다. 전시는 12월 6일까지. 02-784-8093.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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