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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울리는 '다보탑 연금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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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10원 주화 녹여 2억원 챙긴 일당 또 붙잡혀…시중에 유통되거나 장롱 밑에 있는 10원화 환수율 낮아 고민

1983년 최초발행된 구형 10원 주화(자료:한국은행)

1983년 최초발행된 구형 10원 주화(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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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구형 10원짜리 동전은 가치가 얼마일까. 넌센스 퀴즈가 아니다. 동전 제조 원가를 말하는 것이다. 정답은 25원. 구형 10원짜리 동전의 제조 원가가 실제 가치보다 2.5배 높다보니 부당 이득을 노리는 주화 훼손 사건도 끊이지 않는다.

구형 10원 주화 600만개를 녹여 구리 성분을 추출해 팔아온 일당 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3일 경찰은 그중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올해 5월부터 6개월간 전국 은행을 돌며 수집한 10원짜리 동전 600만개(24t)를 녹여 2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물공장에서 일하는 노 모씨 등 일당 11명은 1년 간 양주시와 포천시 주물공장 4곳에서 구형 10원짜리 동전으로 동괴를 만들어 금속업체에 판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이 취한 부당이득은 무려 20억원에 달했다.
두 사건 모두 한국은행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국은행법 제 53조의2(주화의 훼손금지)는 '누구든지 한국은행의 허가 없이 영리를 목적으로 주화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분쇄 압착 그밖의 방법으로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도 주화를 훼손하는 것은 '돈이 되기' 때문이다. 구형 10원짜리 동전은 지름 22.86㎜ 무게 4.06g으로 주 성분은 구리(65%)와 아연(35%)이다. 10원 주화 600만개는 6000만원이지만 이를 녹였을 때는 2억원의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동전을 녹여 황동 파이프나 밸브를 만드는 데 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화폐 가치보다 소재 가격이 높은 것을 '멜팅포인트(melting point:소재 가격과 액면 가격이 같아지는 금액)를 넘어섰다'고 표현한다. 한은은 이런 멜팅포인트를 고려해 2006년 12월 신형 10원짜리 동전을 발행했다. 신형 10원 동전은 구리(48%)와 알루미늄(52%)으로 이뤄졌고 무게 1.22g, 지름 18.00㎜로 구형 동전보다 작다. 한국조폐공사 관계자는 "신형 10원 동전의 원가는 20원 정도인데 인건비와 관리비가 모두 들어간 가치"라며 "소재 가격만 따지면 10원 이하"라고 말했다.

한은은 구형 10원 동전이 환수되면 재발행하지 않고 신형 10원 동전으로 내보내고 있다. 구형 10원 동전을 노리는 범죄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잘 환수되지 않고 있다. 올 1~9월 10원짜리 동전의 환수율은 8.6%로 작년 같은 기간(3.86%)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10%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10원 동전 100개를 발행하면 그 중 90개 이상이 은행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동전을 훼손하면 범죄가 된다는 점을 계속 홍보하는 한편 구형 10원짜리 동전이 환수되면 재발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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