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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백양사 애기단풍을 봐야 가을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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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단풍 축제 10월 23일~25일까지, 축제가 끝나도 단풍장관은 이어져

백양사 단풍은 곱다. 눈이 아릿한 단풍터널을 지나 쌍계루 아래 연못에서 만난 풍경은 오색 물감을 풀어 그려놓은 한 폭의 수채화다. 이번주말 열리는 애기단풍 축제가 끝나도 이달말 내달초까지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백양사 단풍은 곱다. 눈이 아릿한 단풍터널을 지나 쌍계루 아래 연못에서 만난 풍경은 오색 물감을 풀어 그려놓은 한 폭의 수채화다. 이번주말 열리는 애기단풍 축제가 끝나도 이달말 내달초까지 단풍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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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처마끝에 걸린 단풍 넘어로 파란 가을하늘이 운치있다.

절집 처마끝에 걸린 단풍 넘어로 파란 가을하늘이 운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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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탓에 예년보다 아름다움이 덜하지만 백양사 애기단풍은 언제나 곱다

가뭄탓에 예년보다 아름다움이 덜하지만 백양사 애기단풍은 언제나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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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오색창연한 백제시대 고찰 처마 끝에 단풍이 내려 앉았습니다. 백암산(741m) 백화봉 바위와 파란하늘 담은 물빛에도 수줍은 단풍이 시작되었습니다. 세 살배기 손바닥만한 애기단풍잎에 감싸인 백양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가을을 떠나보내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매년 11월초 가는 가을이 아쉬워 단풍 숲길을 한번 더 거닐고 싶은 이들이 앞뒤 재지 않고 남으로 내달려 가던 곳이죠. 하지만 올해는 단풍의 남하속도가 예상보다 빠릅니다. 백양사도 이번 주말부터 애기단풍 축제를 연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급한 마음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을 수 가 없습니다. 절정의 애기단풍은 아니더라도 이대로 가을을 보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산바람에 툭툭 떨어져 오솔길과 연못을 붉게 물들이는 애기단풍을 찾아 서둘러 길을 나서봅니다.

◇백양사로 가는 단풍터널, 여긴 이제 가을이다
새벽공기가 상쾌하다. 수확을 마친 빈 논에 쌓아 둔 짚단이 정겹고 높고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투명한 시야 속의 산과 들이 신선하다.
호남고속도로 백양사나들목을 나서니 가뭄으로 목 마른 장성호가 먼저 맞는다. 물가로 난 길은 서울과 목포 사이의 대처를 두루 잇는 1번국도다.

빨간 단풍잎 가로수를 보니 백양사가 멀지 않은 듯하다. 백양사 진입로가 이어지는 삼거리. 여기서부터 일주문, 아니 대웅전까지 길은 단풍나무로 장식된다. 길 양편 나무가 가지를 맞댄 곳은 단풍터널을 이룬다. 그 아래로 단풍 낙엽 길도 열린다.
백양사 연못에 비친 쌍계루와 백화봉이 아름답다

백양사 연못에 비친 쌍계루와 백화봉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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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에 잠긴 산길 계곡을 따라 오른다. 계곡에 비친 물빛과 여행객들의 얼굴도 홍조를 띤다. 매표소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산책로는 단풍나무들이 좌우로 늘어서 호위를 한다.

백양사의 단풍은 애기단풍이다. 애기단풍이란 나뭇잎이 작아서라기보다는 나무가 작아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도 키 큰 놈은 엄청나다. 오랜 수령 덕분이다.
눈이 아릿한 붉은 단풍터널을 따라 일주문을 지나자 '악'소리가 나는 풍경과 만난다. 단풍구름에 둘러싸인 백양사 쌍계루와 연못이다. 명경지수에 비친 쌍계루의 단풍 풍경이 가을바람에 떨어진 낙엽의 파문으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카메라 안에 가을을 담으려는 사람들, 특별한 추억을 남기려는 연인들, 연못 징검다리를 오가는 것이 마냥 즐거운 아이들, 모두 쌍계루의 단풍을 만끽하고 있다.

옛날 백양사를 찾은 정몽주는 '지금 백양승을 만나니/시를 쓰라 청하는데/붓을 잡고 생각하니/재주없음이 부끄럽구나ㆍㆍㆍ./라며 백양사 일대의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못함을 아쉬워 했다고 한다.
◇홍교 건너 불법의 세계에 들다
사바사계와 불법의 세계를 이어주는 쌍계루 옆 홍교를 건너면 경내다. 사천왕상 버티고 있는 금강문 안으로 단풍잎 곱게 물든 산을 배경으로 대웅전 등 당우가 자리 잡고 있다.
물들기 시작하는 백양산 단풍. 이번 주말부터 애기단풍축제가 열린다

물들기 시작하는 백양산 단풍. 이번 주말부터 애기단풍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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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는 백제 무왕 33년(632)에 '백암사'라는 이름으로 초창됐다. 그 후 '정토사'로 불리기도 했으며 조선 숙종때에 이르러 한 스님이 법회를 열때 산에서 백양이 내려와 설법을 들었다고해서 '백양사'라는 이름을 불리게 되었다.

13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닌 고찰답게 백양사 경내 곳곳에서는 감히 범접하지 못할 기운이 흐르고 있다. 처마에 걸린 단풍잎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특히 절집 뒷편의 학바위는 장관 그 자체다.

낙엽이 아무렇게나 쌓인 공양간 앞마당의 고목 아래 놓인 평상이 당우와 어울린 풍경은 아름답다. 산사의 가을은 이렇듯 운치가 있어 좋다.

양사의 가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가벼운 산행을 해보자. 절집에서 30여분 거리인 약사암 숲길은 단풍나무, 갈참나무, 비자나무가 울창하다. 특히 비자나무는 300~700년의 역사를 가진 나무들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약사암에 오르면 백양사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주변 산 전체를 오색으로 물들인 단풍과 함께 멋진 풍경을 그려내다.

산행이 조금 아쉽다면 내처 영천굴, 백학봉을 올라보는 것도 좋다. 길은 다소 가파르지만 나무 계단 등으로 잘 정비돼 있어 힘들이지 않고 오를 만하다. 왼쪽으로 깎아지른 학바위를 끼고 오른다. 왕복2시간이면 된다.
가는 가을을 만끽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차를 몰아 백양사까지 대차게 달려 볼 일이다.

장성=글ㆍ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호남고속도로로 갈아타 백양사나들목을 나온다. 1번국도를 이용해 곰재를 넘어 장성호를 지나 백양사 이정표를 보고 가면 된다.

△볼거리=백양사단풍축제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백양사일대에서열린다. 축제기간에는 각지에서 몰린 단풍객들과 차량들로 혼잡하다. 백양사인근 장성호관광지에 임권택 시네파크가 조성되어 있다. 전망대에 서면 장성호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인근 금곡영화마을은 영화 '태백산맥' 등의 배경이 됐던 산골마을이다. 홍길동의 생가, 홍길동테마파크, 축령산의 편백나무 등도 찾아볼 만하다.

△먹거리=장성호 인근의 호반가든(061-392-8692)은 메기찜을 잘한다. 시래기를 깔고 갓 잡은 메기를 올린 뒤 갖은 양념을 섞어 졸여낸다. 짭짜름하게 양념이 밴 시래기에 메기를 얹어 먹는 맛이 각별하다. 홍길동 테마파크 인근에 있는 백련동 시골밥상(061-393-7077)은 유기농 식재료로 차린 열두 가지 반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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