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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먹이에도 질병 안걸리는 독수리…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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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한국 독수리 유전체 분석 통한 수렴진화 양상 규명

▲한국에서 월동하는 독수리 무리가 가축 사체 먹이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사진제공=미래부]

▲한국에서 월동하는 독수리 무리가 가축 사체 먹이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사진제공=미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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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독수리가 부패한 먹이를 먹고도 질병과 병원균 감염에 강한 원인이 밝혀졌다. 한국 독수리 유전체 분석을 통한 수렴진화 양상이 규명된 것이다.

국립중앙과학관(관장 김주한)은 한국 독수리의 유전체 분석을 통한 수렴진화 양상을 규명했다. 한국 독수리는 몽골에서 이동하는 철새로 유럽 쪽의 독수리와 같은 종이나 몸의 크기가 더 큰 세계 최대의 맹금조류이다.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는 진화적으로 떨어져 있는 생물이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진화 현상을 말한다. 한국에서 월동하는 독수리와 신대륙(New World: 아메리카 지역)의 독수리가 유전적으로 거리가 매우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종 모두 부패한 사체를 먹기 때문에 진화적으로 같은 유전적 요소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다른 종이라도 같은 환경에 있으면 닮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울산과학기술원 게놈연구소(소장 박종화)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게놈 분야 세계적 전문 학술지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온라인 세션에 10월 21일자(논문명: 논문명 : The first whole genome and transcriptome of the Cinereous vulture reveals adaptation in the gastric and immune defense systems and possible convergent evolution between the Old and New World vultures)에 실렸다.

국내 연구팀은 한국 독수리(Aegypius monachus)가 유전적으로 미국 칠면조독수리(Turkey vulture)와 6000만 년, 미국 대머리독수리(Bald eagle)와는 1800만 년이나 떨어져 있음에도 병균에 강한 위장과 피 속 면역방어라는 동일한 유전적 요인을 갖는 것은 사체를 먹는 동일한 식습관에서 비롯됐음을 밝혀냈다.
이는 한국 독수리 수렴진화의 과학적 증거를 처음으로 밝힌 것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공동 연구팀은 살아있는 한국의 독수리의 혈액 샘플로부터 게놈 정보를 해독했고 이를 이용해 다른 종류의 독수리 16종과 게놈 비교진화 분석을 통해 면역과 위산 분비와 관련된 유전자가 특이적으로 진화됐음을 확인했다.

독수리가 부패한 먹이를 섭취함에도 질병과 병원균에 감염이 되지 않는 이유를 유전자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은 것이다.

게놈연구소의 정옥성 연구원은 "한국 독수리의 경우 유전정보가 밝혀져 있는 미국 흰머리독수리와 진화적으로 약 2000만 년 전에 분기됐음을 확인했다"라며 "게놈 지도가 밝혀진 유연종과 유전적 거리가 먼 종의 게놈을 연구하는 경우 연구대상의 정확한 유전자를 규명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공동연구 책임자인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 과장은 "이번 연구는 한국이 최초로 독수리의 게놈 정보를 전 세계에 제공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전 세계 23종의 독수리류가 대부분 멸종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독수리 진화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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