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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中病)이 중병(重病)으로…리스크전염 '마스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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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中病)이 중병(重病)으로…리스크전염 '마스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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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8월 총수입액 전년동기 대비 14% 줄자 한국 수출도 동반 하락
'큰손' 경기 둔화로 원자재값 하락 전망에 글로벌 기업 주가 타격
한경연·JP모건 "수출유사성지수 높아…성장률 전망치 하향"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은 중국발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나라가 됐다. 중국은 한국 전체 수출의 25.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미 2003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한국은 이탈리아, 싱가포르에 이어 중국과 수출유사성지수가 세번째로 높은 나라이기도 하다.

중국이 기침만 해도 감기에 걸릴 판에 요즘 중국은 감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28일 중국 공업기업의 8월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8.8% 줄어든 4481억위안(약 8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10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중국의 8월 총 수입액도 8361억위안(약 158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3% 감소했다. 전달(-8.6%)과 비교해도 감소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입 증가율은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같은 달 한국의 전체 수출도 393억2500만달러(약 47조원)로 전년동기 대비 14.7% 줄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9일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도 전망치도 2.6%로 제시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보다 중국경제 침체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중국 위안화가 추가 절하될 가능성이 있어 수출 회복을 위해 원ㆍ엔, 원ㆍ위안 환율 간 적정수준을 유지하는 등 원화만 강세를 보이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수출유사성지수가 높아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영향이 한국에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중국의 환율 정책에 한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11~13일 사흘간 위안화를 4.7% 기습 절하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하자 성장의 불씨를 살려내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하지만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상하이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그 충격을 그대로 받았다. 지난달 5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9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5조54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후 3일간 순매수로 전환했으나 다시 '팔자'로 돌아섰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광산기업 글렌코어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세에 대한 우려로 하루에만 시총의 약 3분의 1(약 6조3658억원)을 잃었다. 중국 경기침체로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째 배럴당 50달러선을 밑돌고 있다. 세계거래소연맹(WFE)의 통계와 글로벌 주가 지수를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추산한 글로벌 시가총액은 28일 기준 65조달러로 지난 5월말(77조달러) 대비 약 16% 쪼그라들었다.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한 악재가 이어진 탓이다.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등 신흥국 경제 둔화로 올해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IMF가 기존에 제시했던)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 3.3%와 내년도 전망치 3.8%는 더이상 현실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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