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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능' 여파에 신입생 5만명 자퇴·휴학 후 반수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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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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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물수능'의 여파로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학교를 그만두거나 휴학하는 학생들이 5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쉬운 수능이 예상돼 이같은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안민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4년 전국 153개 대학 1학년 휴학·자퇴 현황'에 따르면 신입생은 29만4855명이다. 이 중 17.2%인 5만779명이 1학년 때 휴학(3만9217명)이나 자퇴(1만1562명)를 했다. 대학 측은 이들이 대부분 '반수생'이라고 밝히고 있다.
상당수 대학은 1학년 1학기 휴학을 금지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입학 후 1년간 휴학을 금지하기도 한다. 신입생들이 입학하자마자 반수를 하기 위해 학교 수업을 듣지 않고 수능 준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신입생 휴학·자퇴생 비율은 여전히 높다. 안 의원실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강원대는 신입생 5334명 중 1학년 때 휴학·자퇴를 신청한 학생이 33.7%(1798명)에 달했다. 신입생 10명 중 3명은 휴학을 하거나 자퇴를 했다는 의미다. 또 한양대·청주대·계명대·경북대 등도 휴학·자퇴를 한 1학년이 1000명을 넘어섰다.

이같이 휴학·자퇴생 수가 여전히 높은 이유는 '물수능' 때문이다. 수능 난이도가 낮을 수록 변별력이 떨어져 실수 하나가 대학 입시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전년도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수험생들이 한 차례 더 수능을 치르려고 한다는 것이 교육계의 설명이다.
실제 쉬운 수능 기조가 계속된 이후 수능을 다시 치르는 졸업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수능을 보겠다고 접수한 졸업생은 13만609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4551명(3.5%) 증가했다.

또 수능이 쉬울수록 재수생 보다는 반수생이 늘어난다는 것이 대학입시 전문가의 설명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는 "실수로 인해 대입 결과가 크게 변동되는 만큼 기존 수능 점수에 맞춰 일단 대학에 등록한 다음 반수를 선택해 위험도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난이도에 영향을 미치는 6·9월 모의평가 난이도가 낮아 쉬운 수능이 예상된다. 지난 9월 진행된 평가원 모의고사 결과 자연계 학생들이 치르는 국어B형, 수학A형, 영어 영역 모두 만점을 받아야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올 정도로 난이도가 낮았다.

이처럼 반수생이 많을 경우 사회적 비용은 클 수밖에 없다. 교육부 발표 기준 지난해 대학 등록금 평균이 333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학기별 자퇴생 수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수백억원에 달한다. 안 의원은 "자퇴생은 제대로 학교에 다니지도 않고 등록금을 낸 셈인데,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을 각각 300만원(1학기)과 600만원(2학기)으로 계산해 자퇴생(1학기 5000명, 2학기 6000명)이 지불한 등록금 규모를 추산하면 약 5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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