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땀으로 미평초 우승 결실…능력 인정돼 대표팀 감독 맡아
“어린 선수들 육성 위해 지역사회가 더욱 깊은 관심을” 호소
축구 꿈나무들의 성지화를 꿈꾸는 여수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어린 선수들과 긴 호흡을 맞추고 있는 축구감독이 화제다.
박 감독이 둥지를 튼 곳은 미평초. 미평초 축구부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2008년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어린 선수들에게 ‘성실’이란 두 글자를 늘 강조하며 2년여 비지땀을 흘린 끝에 2010년 첫 결실을 맺었다. 5월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박 감독은 전국대회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선수 육성에 더욱 매달렸다. 고진감래라 할까. 미평초 축구부는 올해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려 전국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박 감독의 지휘력이 인정받으면서 그는 9월 개최된 유소년 국제대회에서 한국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박 감독 밑에서 지도를 받은 미평초 축구부 출신 선수로는 박희성(서울 FC), 김민혁(일본 사관도스)을 비롯해 프로구단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최근 박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내년에 여수 구봉중학교 감독으로의 이적이 확정됐지만 ‘팀을 이루지도 못한 축구부’를 이끌어야 하는 무거운 짐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구봉중 축구부 선수는 9명. 11명이라는 팀 정원도 채우지 못한다. 다행히 미평초를 졸업할 선수 6명이 구봉중에 진학할 예정이다. 박 감독의 적극적 설득으로 학부모들이 박 감독을 믿고 구봉중을 선택한 것이다. 박 감독은 “학부모들이 환경이 좋지 않은 학교로 자녀를 보내기 어려웠을 텐데 저를 믿고 보내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런 척박한 현실 때문에 박 감독은 누구를 만나든 축구 육성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배려를 애타게 호소한다. 박 감독은 “지역사회를 빛내는 데는 스포츠 선수들이 큰 몫을 하는 시대 아니냐”면서 “어린 선수들이 보다 낳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더욱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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