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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왕궁터 유물, 내달 남북 동시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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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대가 남북서 잠을 깨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고려첨성대

고려첨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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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을 그려넣은 청자접시. 귀신 얼굴과 봉황을 새긴 수막새기와. 제사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원통형으로 길쭉한 청자. 그리고 처음 공개되는 고려 첨성대.

 고려 왕궁의 상징인 만월대(滿月臺)가, 600년 기나긴 잠을 깬다. 내달 12일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틀 뒤인 14일에는 원래 만월대가 있던 개성(고려시대의 송도(松都))에서 남녘에 화답하듯, 잠자고 있던 유물들이 뭇사람들의 시선 앞에 선다.
 남북이 호흡을 맞춰 만월대 문화재를 개봉하는 이 뜻깊은 행사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이 땅의 통일염원을 문화로 풀려는 노력들이 거둔 성과라 할 만하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가 주최하고 통일부와 문화재청이 후원한다. 10월 20일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예고되어 있는 가운데 열리는 남북한 동시(同時)전시인지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남북에 흩어진 문화재를 함께 만나본다는 점에서 문화재 분야에서의 또 하나의 이산(離散) 상봉인 셈이다.

 이들 문화재들은 하나 뿐일 텐데 어떻게 남과 북에서 전시될 수 있을까. 남쪽은 서울 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 그리고 북쪽은 개성성균관 임시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서는 HMD(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가상현실체험)와 이미지 월(벽 전면을 활용한 스크린), 컴퓨터그래픽, 홀로그램과 트릭아트 등 첨단 영상기술이 총동원되어, 남과 북의 상호 빈자리를 생생한 비주얼로 채운다. 북한의 고려첨성대와 선죽교는 실물로 보고, 남한에서는 조형물과 첨단영상으로 즐긴다. 또 가상현실 기법을 통해 고려의 왕성을 거니는 체험도 가능하다. 남쪽이 보유하고 있는 유물 또한 같은 방식으로 북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 우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첨단전시를 위해 북한 개성에 드론을 띄우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북측이 난감해 하는 바람에, 360도 회전촬영 기법으로 입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남북이 만월대 공동발굴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7년이었다. 남측조사단은 개성공단에서 잠을 자고 발굴현장으로 출퇴근을 했다. 2010년까지 4차에 걸친 발굴조사가 있었고, 뜻밖에 왕궁 유적들은 고스란히 본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2011년에는 허물어진 석축을 보완하는 작업을 했다. 작년 7-8월에도 20여일 간 공동 발굴이 있었고, 올 들어 6월부터 작업이 재개되었다. 이 전시는 8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맺어진 '문화재 분야 통일노력'의 의미 있는 결실이다. 서울에서는 약 한 달 간 전시가 예정되어 있고, 개성에서는 현재로선 전시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로 반응에 따라 연말까지 전시할 가능성도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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