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제가 여러분에게 말하는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중략) 그들은 힘으로 우리를, 우리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력이나 범죄행위로는 사회변혁을 멈추게 할 수 없습니다. 역사는 우리의 것이며, 인민이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칠레 감독 파트리시오 구즈만이 만든 다큐멘터리 '살바도르 아옌데'는 최초의 선거에 의한 합법적인 사회주의 정권이었던 살바도르 아옌데 정부가 어떻게 탄생하고 무너졌는지 그리고 있다. 아옌데는 1970년 인민연합 후보로 나서 대통령에 당선된 뒤 대토지 국유화, 구리 광산 국유화, 대기업 국유화, 빈민아동 우유 무료급식 등의 정책을 펴나가며 지지를 얻지만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사회주의 정권을 좌시할 수 없었던 미국의 지원을 받은 군부 등으로 혼란을 겪었다.
공개된 CIA의 문서에 따르면 아옌데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칠레의 경제 위기를 만들라고 CIA에 지시했고 쿠데타를 기획했으며 피노체트가 권력을 잡자 그를 지지했다고 한다. 조지 워싱턴대 부설 국가안보문서연구소는 지난 2013년 국가 문서를 인용해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이 닉슨을 설득해 아옌데 정권 전복에 나섰다고 밝혔다. 전화 녹음까지 포함된 이 기록에서 키신저는 "미국이 쿠데타를 도왔다. 최선의 조건을 만들었다"고 했으며 3년 뒤 피노체트에게는 "우리는 당신을 지원한다. 당신은 아옌데 정권을 붕괴시켜 서방 진영에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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