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총장 직선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1991년에 도입됐다. 모든 국립대에서 20년간 유지된 총장 직선제가 폐지되기 시작한 건 2012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교육부)가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의 총장 선거제도 개선 내용 때문이었다.
실제로 2011년 창원대에서는 총장후보로 출마한 교수가 동료교수에 고가의 선물을 전달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됐다. 같은 해 부산대에서도 선거 비리로 총장이 사퇴하는 일 벌어졌다. 이듬해에는 전남대 총장선거에서 1,2위 후보가 불법 선거운동 펼쳐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이같은 일이 잇따라 발생하자 총장 직선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교육부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간선제 방식으로 총장 선출 방식을 바꾸는 대학에 대해 교수 정원 배정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교육부의 총장 직선제 폐지 움직임에 현재 부산대를 제외한 모든 국립대는 총장 간선제를 실시하고 있다.
총장 직선제를 지켜야한다는 이유로 한 교수가 죽음까지 이르렀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총장 간선제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총장직선제에 따른 여러가지 폐단, 특히 교육이나 연구 분위기가 훼손될 정도로 과열되고 논공행상 등 학내분열에 이르는 여러 행정 비효율성이 일어나 가급적 간선제를 추진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 부총리는 당장 직선제 폐지 기조를 거둔다는 언급은 하지 않은 채 "교육부에서 여러가지 논의를 거쳐서 신중히 검토하겠다"고만 말했다.
이같은 교육부의 움직임에 총장 직선제는 유지하면서 폐해만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현재의 총장 직선제가 "교수들만의 투표로 이뤄져 폐해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대학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입김이 작용해서는 안되는데 간선제를 할 경우 정권에 입맛에 맞는 사람이 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교수들뿐 아니라 학부생, 대학원생, 교직원 등도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총장직선제가 실시되면 특정인에게 로비나 금품 수수가 불가능해지고 민주주의도 실현 가능해질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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