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오주연 기자] 정부가 13일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을 단행한 가운데, 경제인 사면 규모가 당초 예상과 달리 대폭 줄어들면서 롯데그룹이 '공공의 적'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재벌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청와대가 경제인 사면 규모를 최소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이날 단행한 특별사면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경제인 상당수가 제외됐다. 이번 사면 대상에 대기업 총수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최 회장은 2013년 1월31일 횡렴혐의로 구속 된 이후 현재 2년7개월째 수감 생활을 하면서, '형기의 3분의 1 이상 복역'이라는 가석방 요건을 충족해 사면에 포함됐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대기업 총수 일가 가족을 2명 이상 한꺼번에 사면하는 것은 국민 법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과거 두차례 사면을 받은 전력이 문제가 돼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800억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혀 복역 중인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형제도 사면 명단에서 빠졌다.
이처럼 경제인 사면이 최소화된 것은 법에 따른 원칙을 지키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지만, 재계에서는 여기에 더해 '땅콩 회황' 논란을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태와 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볼썽사나운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으로 인해 대기업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사면 규모가 대폭 줄었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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