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 전 대표 측은 지난 7일 인천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달 22일 소망화장품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5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불공정한 방법으로 주식을 발행해 주주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신주 1000만주의 발행을 금지해 달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강 전 대표는 소망화장품 보유 주식 14만6545주에 우호 주식을 더한 총 30.78%(17만3738주)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KT&G는 소망화장품 지분 66.67%를 보유 중이다.
유상증자를 둘러싸고 창업주와 최대주주 간 법적 싸움으로 번진 것은 증자 이후 지분율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 전 대표 측이 실권하고 KT&G가 실권주를 모두 인수할 경우 지분율은 98%까지 높아지는 반면 강 전 대표 측은 1%대로 뚝 떨어진다.
강 전 대표 측은 "소망화장품이 KT&G 비자금 창구로 이용됐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가 임박해 오자 최근 민영진 KT&G 사장이 돌연 사의하는 등 일련의 상황에서 소액주주가 신규 자금을 투자할 것인지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강 전 대표는 2011년 6월 KT&G에 지분 60%를 넘긴 지 1년이 채 안 돼 해임됐고 같은 해 KT&G가 선임한 경영진과 마찰을 빚어 왔다. 소망화장품 영업이익은 2010년 110억원에서 2012년 26억원으로 급감했고 2013년에는 183억원, 지난해에는 53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마상현 소망화장품 마케팅 팀장은 "주주 간 문제일 뿐 분쟁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면서 "강 전 대표가 2011년 회사 지분을 KT&G에 넘길 때에도 회사 직원에 관련 사실을 알린 적도 없고 이번 유상증자 결정 등 KT&G의 판단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KT&G 관계자는 "소망화장품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공격적 투자를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상법상 절차에 따라 유상증자를 진행하는데, 강 전 대표는 본인의 이익만 챙기기 위해 악의적 의도를 갖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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