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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행복주택? 실업자 입주 못하고 임대료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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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단체들 30일 오전 기자회견 갖고 비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정부가 젊은 무주택자들을 위해 공급하겠다고 나선 '행복주택'을 둘러 싸고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업자·구직 중인 청년들은 입주가 불가능한데다 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이다.

민달팽이유니온과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 등 청년 단체들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행복 주택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 28일 올해 최초로 공급되는 행복 주택 입주 일정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30일 모집공고를 발표한 후 7월8~9일 접수를 받아 9월17일 당첨자를 발표하며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총 4곳 송파삼전(40가구), 서초내곡(87가구), 구로천왕(374가구), 강동강일(346가구) 지역에서 모두 947가구가 공급된다. 행복 주택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발표된 행복주택 입주기준은 큰 맹점을 가지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근속기간 5년 이내의 사람만 입주가 가능하다"며 "사회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미취업 청년, 구직 청년은 입주 신청 조차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며, ‘청년층의 주거안정’을 목표로 한 행복주택 사업의 목표와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 단체들은 이와 함께 국토부가 밝힌 행복 주택 임대료에 대해서도 "비싸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당시 발표에서 임대료를 시세 대비 60~80% 이하로 하겠다며, 대학생은 68%, 사회초년생은 72%, 신혼부부는 80%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입주자들이 내야할 돈은 사회초년생을 기준으로 송파삼전(전용20㎡)은 보증금 3348만원·월 17만원, 서초내곡(전용20㎡)은 보증금 4392만원·월 22만원, 구로천왕(전용29㎡)은 보증금 3816만원·월 19만원, 강동강일(전용29㎡)은 보증금 4500만원·월 23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이 단체들은 서울시의 비슷한 청년층 주거 대책 사업을 예로 들며 "공공임대주택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상실할 정도로 임대료가 높다"고 비난했다.

실제 서울시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공급한 홍은동 협동조합형 공공주택 ‘이웃기웃 청년 주거협동조합’의 경우, 전용면적 25~29㎡이며 임대료는 보증금 2167만원·월 12만원 수준이다. 또한, 서울시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공급중인 희망하우징이 보증금 100만원·월 10만원 내외의 임대료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행복주택 입주 기준에 명시된 취업 요건 삭제, 임대료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인하 등을 촉구했다.

임경지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은 "행복주택만큼은 청년층에게 사각지대 없이 입주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며 "객관적 측정이 어려운 시세 임대료 측정이 아닌 청년층의 소득 수준을 고려하여 지불 가능한 합리적인 임대료가 책정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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