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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혁신금융]'핀테크'발, 새 지형 짠다…은행권, 스마트 혁신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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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심의 혁신 거세
은행들 속속 전담부서 신설
관련 ICT기업 육성도 나서


은행 직원이 태블릿PC를 활용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은행 직원이 태블릿PC를 활용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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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퇴근길에 백화점에 들른 직장인 김기영씨는 원피스를 산 후 따로 지갑을 꺼내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전자결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며 간단하게 결제되기 때문이다. 쇼핑 후 들른 커피 전문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커피를 마시며 친구들과 메신저 대화를 통해 국내 여행 계획을 세웠다. 개인당 20만원씩 내 1박2일로 강원도 여행을 가자는 결정을 하자마자 충전해둔 모은행의 뱅크머니로 여행비를 보냈다. 계좌번호 입력은 물론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입력 등의 절차도 따로 거치지 않았다. 그는 이후 온라인 투자 상품 펀드앱에서 보내온 메시지로 수익률을 확인했다. 김씨는 "스마트폰으로 결제는 물론 은행 업무, 재테크 정보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최근엔 현금은커녕 신용카드도 잘 안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금도 신용카드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핀테크(금융+IT)'와 스마트폰의 만남이 나은 결과다. 결제 수단이 신용카드를 넘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3세대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은행권에도 핀테크를 주축으로 한 스마트 혁신 태풍이 거세다.

◆핀테크 확대...새로운 수익성 기대
은행들은 핀테크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정보기술(IT) 업체들과 공동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스마트 금융시장 선점을 위해 보폭을 키우고 있다. 때마침 1.50%라는 사상 최저의 기준금리도 은행권의 스마트 혁신 행보의 기폭제가 됐다.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고객과 직접 만나는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을 줄이며 스마트 금융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퍼스트 무버(First-Mover)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조직 개편을 통해 핀테크 관련 전담 조직인 핀테크사업팀을 신설해 내부역량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국내외 핀테크스타트업 업체(ICT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포터블 브랜치(Portable Branch) 도입 등 최신 정보기술을 접목한 금융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KB포터블 브랜치는 기존 영업점 내에서 가능했던 각종 은행 업무를 소비자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제약을 받지 않고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서비스다. 출시 5년 만에 1000만명 이용자를 돌파한 스마트폰뱅킹 서비스인 'KB스타뱅킹'도 KB국민은행 스마트 금융혁신의 한 축이다. 소비자 편의성을 적극 반영해 설계한 KB스타뱅킹 미니는 조회, 이체, 인증센터, 스마트폰 전용 상품 등 최적화 메뉴로 구성해 신속한 거래가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스마트 금융 혁신은 '옴니채널 구축'으로 요악된다. 옴니채널은 비대면 채널의 영향력이 커지고 융복합채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고객이 접근 가능한 모든 채널에서 동일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태블릿PC를 활용해 영업점 외부에서 간편하게 금융상품 가입과 신청을 할 수 있는 전자문서서비스(EFS)를 지난 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ICT기업들과의 '경계 없는 제휴'를 통한 스마트 금융 혁신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애셋 매니지먼트 동산담보 대출관리 시스템' 및 고객에게 맞춤 신상품 안내, 쿠폰 등을 제공하는 '기가비콘 타겟 마케팅 시스템' 등을 공동 개발해 시범운영 중이다. 또 지난달 말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모델을 검증하기 위한 시범 모델로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WiBee Bank)'를 출범하기도 했다. 위비뱅크는 향후 설립할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판매할 중금리 대출, 간편송금 서비스를 먼저 출시해 안정성 및 수익성을 검증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과 기술 공동 개발

IBK기업은행도 핀테크 기업과 공동 개발한 모델을 영업 현장에도 적극 적용하고 있다. 18일 출시할 오픈형 핀테크 플랫폼인 'i-ONE뱅크'가 이같은 경우다. 기업은행은 i-ONE뱅크에 사기거래방지 솔루션을 보유한 더치트와 업무제휴를 통해 개발한 수취인 예금계좌가 사기거래 및 보이스 피싱 등에 활용됐는지를 검증해 주는 서비스를 탑재했다. 모바일 지급결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업은행 선불충전식 지급결제서비스인 'IBK ONE머니'에 P2P 간편송금, 모바일결제 편의기능 등을 추가한 'IBK ONE페이'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밖에 하나ㆍ외환은행과 농협은행은 핀테크 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직접 핀테크 기업을 키워나가면서 금융사에는 없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서다.

하나-외환은행 지난 3일 하나은행 본점에 핀테크 기업을 위한 사무공간인 '핀테크 원큐랩(1Q Lab)'을 열었다. 이곳에는 현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용평가 기술을 갖고 있는 핀테크와 얼굴인식 보안 솔루션 업체 파이브지티가 입주한 상태다.

농협은행도 업계 최초로 금융오픈플랫폼(NH Open Platform)을 구축하고 있다. 오픈플랫폼이란 일반인들이 포털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고 포털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블로그나 카페를 구성하고 꾸미듯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에 접속해 금융사가 제공하는 시스템과 정보를 활용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황석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2010년 3.8%에서 2014년 76.9%까지 급증히면서 모바일 금융 소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은행들이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핀테크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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