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로 부채비율 낮춰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최근 인력 구조조정을 마친 현대중공업그룹이 금융 계열사 재편작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이투자증권에 약 1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면서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같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지분 83.24%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16.76%는 소액주주다. 이번 유상증자가 주주배정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약 1000억원이 건너가게 된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해당 자금의 사용처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금융관련 3개사 중 하이투자증권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한 곳의 지분을 확보해 업무를 통합하거나 자회사로 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로써는 현대선물이 가장 유력하다.
만약 하이투자증권이 현대선물과 통합하면 기존 증권 투자매매ㆍ중개업과 현대선물의 장내외 파생상품 투자매매ㆍ중개업을 더해 대형 증권사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다. 더불어 현대기술금융과 현대기술투자가 통합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의 금융부문은 '증권'과 '기술금융' 투트랙으로 나뉘어 각자의 역량에 집중할 수 있게된다.
하이투자증권 고위 임원은 "현재까지 정해진 바는 없지만 현대선물과의 통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일각에서는 연초 시행했던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감축과 이번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다듬어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하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증권사 매물이 많아 직접 매각보다는 재무구조를 개선한 다음 구주매출 상장을 통한 형태의 매각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몇 개 금융사와 접촉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매각이 여의치 않았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하이투자증권 측은 "전혀 가능성 없다"고 일축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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