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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제례악 파리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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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화된 종묘제례악 모습.

무대화된 종묘제례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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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이 '2015~2016년 한-불 상호교류의 해' 개막작으로 선정돼 오는 9월 18~19일 파리 국립샤이오극장의 장 빌라르 극장에서 공연된다.

종묘제례악은 조선 역대 왕들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제례가 열릴 때 연행된 악(樂)ㆍ가(歌)ㆍ무(舞) 종합예술이다. 이번 공연은 내년 양국 수교 130주년을 앞두고 기획됐다. 샤이오극장은 1937년 개관,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와 더불어 유럽 최고의 무용 공연장으로 손꼽힌다. 1938년 6월 무용가 고(故) 최승희의 'Farewell(작별)' 공연으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종묘제례악은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 2001년 세계유네스코위원회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국립국악원의 김해숙 원장(61)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70여 년 전 세종대왕이 당시 우리 음악에 바탕을 두고 작곡한 음악이다. 한 음악이 600년 가까이 이어져오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흔한 일은 아니다"라며 "종묘제례악은 조선 전기 궁중예술의 정수를 모두 지닌다. 이를 유럽 심장부에 던짐으로써 우리 문화의 위상과 격을 높이고자 한다"고 했다.

종묘제례악의 파리 무대에는 연주자 50명, 무용단 35명 등 국립국악원 예술단원 85명과 전문 제작진을 포함해 총 120명이 참여한다. 공연은 저녁 8시에 시작돼 약 80분간 이어진다. 섬세한 선율과 음향이 담긴 제례음악 전국(27곡)이 연주되며 여러 줄로 벌여 서서 추는 춤인 일무(佾舞)도 공연한다. 제례 과정의 일부 역시 춤 동작으로 형상화된다.

프랑스 국립샤이오극장

프랑스 국립샤이오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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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종묘제례악의 무대화 공연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종묘제례는 2000년 일본, 2007년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총 40여명의 연주단이 참여해 간이 공연 형태로 선보였다. 종묘제례악 공연은 파리 무대를 시작으로 베를린, 마드리드, 부다페스트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순회공연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현지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연 도입부에 종묘제례악에 대한 해설과 함께 종묘의 사계절이 담긴 영상을 상영하며, 제례 절차에 따른 음악과 춤은 현지어 자막으로 안내된다.
종묘제례악의 전곡과 장대한 궁중무용이 공연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되고 있다. 본래 음악은 등가(登歌: 대뜰 위 악단)와 헌가(軒架: 대뜰 아래 악단)로 구성된 관현악단이 제사 절차에 따라 교대로 연주하지만, 이번 연주에서는 무대 좌우로 배치한 두 악대가 연주한다. 축문(祝文) 읽는 소리 등 제례 절차 중 음악 외적인 소리는 제한하고 원곡에 주력해 극장 무대에 맞춰 공연할 계획이다.

일무는 예순네 명이 여덟 명씩 여덟 줄로 늘어서 정해진 자리에서 춤을 추는 것이 정격이지만 이번 연주에서는 춤의 의상과 동작은 원형 그대로 선보이되 인원을 줄이고 다양한 시각 효과를 주기 위해 대형을 바꿨다. 음악과 춤 모두 조선 건국의 의미와 문덕(文德)과 무공(武功)을 칭송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선대왕들의 무공을 기리는 '무무(武舞)'에서는 고증을 거쳐 의상의 절반을 적색과 청색으로 나눴다. 양국 국기에 들어간 색이기도 해서 한국과 프랑스의 우호를 상징하는 의미도 있다.

한명옥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59)은 "일무는 종묘제례의 제단이 움직이는 모습과 스토리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최승희 이후 우리 무용이 다시 무대에 서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역사적인 공연으로서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절도있는 기백을 예술적인 움직임으로 극대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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