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정치국 집단학습의 주제는 중국 지도층의 관심 사항을 잘 보여준다. 공산당 리더들의 집단학습은 70여년 전 마오쩌둥 시절부터 있었지만 후진타오 전 주석이 이를 정례화하고 위상을 높였다. 2002년 11월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후 전 주석은 그해 12월26일(마오쩌둥 생일 기념일)에 '헌법 학습'을 주제로 중앙정치국 집단학습을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이 2012년 11월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후 집단학습 방식에 변화가 있다. 연구기관 및 대학의 전문가뿐 아니라 정부 관료들도 발표한다. 강사도 2명에 국한되지 않는다. 2012년 11월17일부터 올해 5월29일까지 총 23차례의 집단학습이 있었다. 시 주석이 첫 번째 집단학습에서 발표했고 이후 정부관료 발표 8차, 자유토론 1차, 전문가 초청 13차다. 최근의 추세는 정부 관료 발표 및 전문가 1인 초청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12월 학습주제는 '자유무역구 건설 가속화'(금년 4월 광둥ㆍ톈진ㆍ푸젠 3개 자유무역구 출범), 올해 1월 주제는 '변증법적 유물론의 기본원리와 방법', 3월 주제는 '사법체계 개혁심화 및 사법 공정성 보장'이었다. 4월에는 베이징ㆍ톈진ㆍ허베이 당서기들이 '도시와 농촌 발전 일체화'에 대해 보고했고 지난달 29일에는 '공공안전 시스템 구축'에 대해 공안부 부부장, 농업부 부부장, 재정부장, 국가안전생산감독관리총국장, 국가식약품감독관리총국장 등 장차관급 관료 5명이 발표했다. 5월 집단학습 총평에서 시 주석은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의 장기 안정 및 국가의 치안을 위해 전방위적인 공공안전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안전 책임제도를 실행하고 사고 시 관련 부서들에 문책을 엄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갖는 것은 최고 지도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집단학습의 형태로 관심 사항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내부 및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했기에 가능하다. 국가 정책을 제정하고 실행하는 데 사전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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